▶ 자녀교육 이야기
▶ 수잔 정(카이저병원 소아정신과의사)
12세의 한국인 소년의 정신감정을 하였습니다. 마음이 무척 착해 보이고 다소곳한 그 소년은 왜 자꾸 다른 아이들이 자기를 못살게 구는지 모른다고 했습니다. 어떤 때에는 너무나 당황하고 속상해서 바지에 실수를 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것도 대변을. (그러나 아직은 한 달에 한 번 정도밖에 안 된다면서 부모님이 위로를 해 주셨습니다)
소년의 부모님은 ‘주의산만증’ 증세를 의심하셨는데, 저도 그 점에 동감이었습니다. 보통 때는 말도 잘 듣고, 행동도 얌전한데, 공부 시간이라든가, 숙제 등으로 주의 집중이 필요한 때에는 15분 이상 앉아 있기가 힘들다고 했습니다.
특히 사춘기가 가까워 오면서 문제가 더 커진다고 했습니다. ‘주의산만증’이 있는 학생들 중에서 ‘학습장애’ 문제를 겸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소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게다가 다른 ‘학습장애’는 그런 대로 적당하게 넘어갈 수가 있었는데, ‘글쓰기 장애’(Learning Disorder in Written Expression)는 고질적으로 심각해졌습니다.
이런 경우는 “마라톤 경주”에 비유해 볼 수 있겠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주의산만증’이나 ‘학습장애’ 문제가 있던 아이는, 처음에는 큰 문제가 안보입니다. 그러다가 많은 경우에는 대뇌가 성숙해지면서 무사히(!)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만일 정도가 심한 이 소년 같은 경우에는 점점 대열에서 뒤지게 되어서 이젠 학과 공부만이 아닌 ‘대인관계’(친구를 못 사귀고 외톨이가 됨) 혹은 ‘행동문제’(이 소년의 경우에는 대소변 실수, 또는 음주나 마약 문제, 학교 무단결석 등등) 등으로까지 파장이 넓어집니다.
따라서 치료방법도 이제는 상담이나, 약물요법만이 아니라, 학교의 카운슬러를 만나거나, 교장에게 I.E.P.(Individual Education Plan)를 요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