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시의 ‘줄타기’

2002-02-16 (토)
크게 작게

▶ 미국의시각

▶ LA타임스 사설

부시 대통령이 주말 일주일 일정으로 일본, 한국, 중국 순방 길에 오른다. 테러와의 전쟁에 지지를 표명한 이들 국가에 부시는 사의를 표명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선수처럼 사적 공적 외교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아야 할 것이다.

일본의 고이즈미 정부는 선거유세 때 외치는 경제개혁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 부시는 일본이 초심으로 돌아가 개혁을 추진해 경제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촉구해야 한다. 그러나 거만한 자세로 해서는 오히려 개혁에 반대하는 수구파들의 입지만을 강화시켜 주는 역효과를 낼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3만7,0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한국이 두 번째 기착지다. 한국은 부시가 ‘악의 축’에 포함시킨 북한과 대치하고 있으며 지역 안정에 매우 중요한 나라다. 햇볕정책으로 노벨 평화상을 받은 김대중 대통령은 국내외 반대에 부딪혀 있고 북한은 정상회담 합의사항을 지키지 않고 있다. 한미 양국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 저지에 합의하고 있다. 문제는 북한이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돈과 식량 등을 지원하는 미, 일, 한국 3국이 이 같은 원조를 활용해 북한체제 변화에 가져올 수 있는 최선책을 모색하는 데 있다.

부시는 마지막으로 중국을 방문한다. 북한이 한국과 대화를 하도록 중국의 협조를 구하고 차기 지도자들과의 관계 정립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또 중국의 WTO의 규정 준수, 티베트 탄압 중지, 인권 개선, 대만과의 평화관계 정착 등도 촉구해야 한다. 30년전 닉슨 대통령이 물꼬를 튼 이래 중국과의 관계는 아직 확고한 안정권에 들어서 있지 않다. 부시는 이번 방문이 상호 우호관계를 유지하는 좋은 계기임을 중국 지도부에 상기시켜야 한다.
LA타임스 사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