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라크 별 것 아니다

2002-02-1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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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시각

▶ (켄 애델만/ 워싱턴 포스트)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를 "악의 축"이라고 규정하기 이전부터 이라크와 전쟁을 하는 것은 무모한 짓이라는 의견이 나왔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필립 고든과 마이클 오핸론은 이라크와 전쟁을 하려면 최소 10만에서 20만의 병력이 필요하며 수천명의 미군이 사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라크 전이 탈레반을 상대로 한 싸움과는 다르며 전쟁을 가벼이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11년 전 걸프전 때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나왔다. 당시 에드워드 러트웍은 "첨단 무기만 가지고는 쿠웨이트를 탈환할 수 없으며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첨단 무기는 큰 효과를 거뒀으며 사상자도 거의 없었다.

나는 후세인의 군사력을 분쇄하고 이라크를 해방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지난 번 걸프전 때도 그랬는데 이라크는 그 때보다 훨씬 약해졌으며 우리는 훨씬 강해졌기 때문이다.


고든과 오핸론은 이라크 군 병력이 40만, 정예인 리퍼블리컨 가드는 10만에 달한다며 리퍼블리컨 가드는 미국의 공격에 심하게 저항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걸프전 때 이라크 군인들은 이탈리아 취재팀에게까지 항복하러 오는 등 투지를 보이지 않았다. 리퍼블리컨 가드도 거의 대부분 숨죽이고 가만히 있었다.

현 이라크 군은 그 때보다 취약하다. 이라크 군은 그 때 3분의1 수준이며 아직도 고철과 다름없는 소련제 탱크에 의지하고 있다. 그 때도 별 볼일 없던 이라크 공군은 그 절반 규모다. 비축 부품은 거의 없으며 무기 시스템도 현대화하지 못했다. 걸프전 이후 훈련 한번 제대로 못한 상태다.

반면 미국의 화력은 크게 신장됐다. 정밀 폭격과 전장 정보가 현저히 개선됐다. 걸프전 때는 폭탄의 90%가 ‘덤 밤’(Dumb Bomb)이었지만 탈레반과의 싸움에서는 투하 폭탄의 80%가 ‘스마트 밤’이었다. 헬파이어 미사일로 무장된 무인 정탐기 프레디터와 글로벌 호크 정찰 시스템은 걸프전 당시 존재하지도 않았다.

1991년에는 국내 여론이 통일되지 않아 국제적인 연대가 필요했다. 민주당 지도부 전부가 부시 당시 대통령의 결정에 반대했던 것이다. 국민들도 그랬다. 그러나 이제 부시 대통령은 워싱턴 정치인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다국적군을 조직할 필요가 없다. 미 국민 전부가 테러와의 전쟁의 정당성을 알고 있다.

후세인은 미국의 안전을 위협하는 첫 번째 인물이다. 오사마 빈 라덴과는 달리 대량살상 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수십억달러의 자금도 갖고 있다. 부시 대통령이 그를 제거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기만 한다면 이라크 군 내부 분열은 걸프전 때보다 더 심할 것이다.
공군력으로 이라크 군사 시설을 파괴하고 쿠르드족과 시아파를 무장한다면 후세인은 쉽게 무너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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