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은 새 옷을 고쳐 입는데 미국인들은 헌 옷을 고쳐 입습니다. 안감이 다 삭아 떨어진 옷을 들고와 고쳐가기도 하고, 유대인들은 떨어진 곳을 누벼서 자랑삼아 보이게 입고 다니지요. 처음에는 이상했지만 이 사람들의 검소한 모습에 머리가 숙여집니다"
한인타운에서 옷수선 하는 최순전씨(56)는 찬찬한 바느질 솜씨를 재산으로 이민의 꿈을 이뤄가고 있다. 미국 LA에 온지 1년3개월. 처음엔 뭘 해야 할지 막막하고 불안하기 짝이 없었으나 의상실하는 교회 전도사의 권유로 3-4개월 ‘연수’한 후 아파트 한 공간에 개인 수선방을 냈다. 파크 라브레아의 한인 주민들을 상대로 명함을 건네며 시작한 일이 1년만에 버거울 정도로 불어나 요즘은 새벽 서너시까지 뜯고, 자르고, 붙이고, 박는 일을 계속한다.
"몸은 고되도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세탁소 일감도 받아오고, 한꺼번에 여러벌씩 가져오는 외국인 손님이 늘어나 시간 없어 더 못하는게 안타깝지요"
최씨의 옷 만지기는 근 20년이 된다. 노라노 양재학원, 자수센터에서 공부도 꽤 했고, 한때 보세공장에서 일했으며, 패턴을 보며 새옷, 헌옷 할 것 없이 쉬지 않고 천을 뜯어 만들었다고 한다. 그 경험들이 왠만한 전문가 뺨치는 솜씨를 발휘하게 하고, 세탁소나 양장점보다 훨씬 싼 가격 때문에 손님들을 자석처럼 끌어들이고 있다.
보통 세탁소에서 13-15달러 하는 소매가 9달러, 9-10달러 하는 바지와 치마단이 5-6달러, 15-20달러는 받는 허리 내고 줄이기가 10달러면 되니 미국옷이 체형에 안 맞는 한인여성들에겐 구세주나 다름없는 셈.
김치 담그는 손맛도 뛰어나 ‘싸고 맛있는 김치 아줌마’로 소문난 최씨는 일주일이면 40병씩 담가 직접 배달하고 있다며 "열심히 일해서 한 살이라도 더 먹기 전에 공부 마치고 어린이집 하나 만드는 것"이 ‘아메리칸 드림’이라고 말했다. 연락처 (323)732-1628
<정숙희 기자> skchung@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