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여성
▶ 청각장애 자녀 부모부터 간단한 영어수화 배워야
"농아들을 이중으로 가두는 언어 장벽 허물어주고 싶습니다. 한국어 수화와 영어 수화는 전혀 다르기 때문에 이곳서 자라는 한인 농아자들은 이중, 삼중의 어려움을 겪지요. 이들에게 언어를 가르쳐 그들만의 세계를 찾게 해주어야만 합니다"
자신이 후천성 청각장애자인 이영애(43)씨가 농아자녀의 부모들을 돕기 위해 무료 영어수화교육을 자청하고 있다. 이씨에 따르면 한국어와 영어의 수화가 다르기 때문에 좋은 장애자환경을 찾아 이민을 온 한인 부모들은 말로도, 수화로도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또 한국의 청각장애아들은 정상인들과의 문화차이만 겪으면 되지만 이민 1.5세 또는 2세 농아자들은 자신들의 세계를 표현할 언어 차이와 함께 덮쳐오는 문화차이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힘들다.
이같은 답답함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는 이씨는 "청각장애자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다"며 곳곳에 있는 교육기관이나 기숙사제도 등을 이용하려면 부모가 먼저 적극적으로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부모가 먼저 간단한 영어수화를 배워 자녀와 대화하기 시작하면 자녀는 자신감을 갖게되고 자기표현과 개발도 할 수 있게 되는데 많은 한인 부모들이 남의 눈에 정상아로 보이고 싶은 바램으로, 또는 그것이 자녀를 돕는다고 착각해서 수화를 가르치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정상아로 태어나 10대부터 청각을 점차적으로 잃기 시작했다는 이씨는 서울에서 일반고교를 다니다가 1974년 도미, 25세때 완전히 청각을 잃었다. 귀가 잘 들리지 않아도 말을 완벽하게 하면서 정상인처럼 살던 그녀는 수화를 해야만 한다는 사실이 ‘끔찍하게 싫어서’ 단식투쟁까지 했지만 결국 늦은 나이에 영어수화를 익히고 미국인 친구들을 많이 사귀면서 장애자 교육 보조제도들을 접하게 됐다. 후천성 청각장애자인 남편 엑셀슨씨도 이때 만났는데 그는 현재 ‘LA지역 청각장애자협의회’의 직업개발국에서 청각장애자 상담과 직업정보 제공을 하고 있다.
이씨는 정부보조로 수화통역관과 노트필기자, 농아견까지 데리고 다니며 일반대학(LATTC)에서 패션공부를 마쳤으며 현재 3가와 페어팩스 인근에서 ‘3가 테일러’(Tailor on 3rd)라는 아담하고 예쁜 의상실을 8년째 경영하고 있다.
한편 이영애씨의 도움을 받은 로라 박(37·이화고전방 대표)씨는 청각장애 자녀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한인부모들에게 이씨를 꼭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8세된 청각장애아를 둔 박씨는 몇 달전 우연히 만난 이씨가 청각장애자라는 것을 알고 답답한 마음에 이것저것 물었다고 한다. "영애씨를 통해 내 아이의 답답함을 들었습니다. 평소 일상생활에서부터 학교를 결정하는 일까지 막막하던 저에게 많은 도움을 준 은인이지요"
박씨는 아들 벤자민을 어떻게 양육해야 할지 막막하던중 이씨로부터 수화하는 미국인 튜터를 소개받은 후 아이가 부쩍 밝아졌다며 조만간 이씨가 추천하는 리버사이드의 청각장애자 특수학교 기숙사에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영애씨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한인부모들이 모이는 대로 자신의 의상실에서 매주 1∼2회 미국의 청각장애자 교육시스템에 대한 정보와 상담을 나누는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연락처 (323)655-4133
<김상경 기자> sangkk@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