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도암으로...한인회 기틀 마련, 4차례 회장 역임
워싱턴주 타코마 한인회(회장 김경곤)의 회장을 4차례 역임하며 한인회 기틀을 마련한 이명규 한인회 고문이 지난 달 30일 새벽 1시 25분 별세했다. 향년 75세. 미망인 이경자씨는“지난 2월 종합검진에서 식도암 진단을 받고 치료해왔는데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며 퇴원 후 1주일만에 유명을 달리했다고 말했다.
이 고문 타계소식이 알려지자 전직 한인회장 모임인 한친회 회원들이 빈소를 지키며 생전 한인사회를 위해 봉사한 고인의 넋을 기렸다.
신광제씨는 이 고문이 한인이 거의 없었던 70년대 중반 이민 와 한인회 필요성을 역설, 현재 한인회 기틀을 잡았다며“한인회 일이라면 밥을 거르고라도 뛰쳐나왔다”고 회상했다.
홍삼식씨도“직선적인 비판 속에 한인사회를 생각하는 고인의 진심이 담겨져 있어 이를 거부할 수 없는 리더십을 가진 분”이라고 말했다.
한인단체 관련 인사들은 대부분 이 고문을 청렴결백하면서도 깐깐한 예비역 소령으로 기억하고 있지만 가족은‘눈물 젖은 두만강’을 부르며 딸과 춤을 추는 자상한 아빠, 남편으로 기억하고 있다.
장녀 경애씨는“아버지가 둘째 올케에게‘내가 죽거든 눈물 젖은 두만강을 꼭 틀어달라’는 유언 아닌 유언을 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평양이 고향인 이 고문은 76년 도미, 4회에 걸친 한인회장(2~3대, 8~9대)과 3회에 걸친 평통위원을 역임했으며 지난 96년 대한민국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부인과의 슬하에 3남 1녀를 두었다.
이 고문의 장례는 타코마 한인회장으로 4일 마운틴 뷰 묘지에서 오후 3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