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상지모임’ LA재회

2001-09-29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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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80년대 종로 도서관 남녀 고교생 문학클럽

사직공원안에 있던 종로도서관을 자주 찾던 사람이면 혹시 까까머리와 단발머리 고교생들이 ‘문학’이란 미명으로 만나던 ‘상지모임’을 기억할지 모르겠다.

성동, 중동, 풍문, 숙명, 배화, 경기, 경동, 보성, 경복, 무학, 창덕, 경기공전, 동덕등 이름도 정겨운 안국동 일대의 고등학교 학생들이 ‘사회봉사, 교양함양, 친목도모’란 다소 거창한 이념아래 모였던 일종의 클럽인데, 각 학교의 문예반이나 신문반, 도서반에서 활동하던 학생들을 중심으로 소위 ‘책 깨나 읽고 문학 깨나 한다’는 친구들이 모여 심각한 표정으로 토론하던 모임이었다. 동국대 교학처장이던 고 김인홍교수가 1957년 뜻있는 고교생들을 모아 지도하기 시작한 상지모임은 37회에 이르도록 계속돼왔으나 김교수 작고 이후 중단됐으며 회원은 매회 20여명 안팍으로 약 700명의 동창을 배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남가주에서 재회한 소수의 동창들이 어딘가 미국 하늘아래 살고 있을 다른 동창회원들을 애타게 찾고 있다. 김동찬씨가 주축이 되어 모이고 있는 LA 상지모임은 3년전 김씨가 도서관이 아닌 술집에서 동기를 우연히 만나 시작됐으며 대개 74-77 학번들인 14기, 15기, 17기 회원 여섯커플이 매달 한 집씩 돌아가며 만나 끝없는 회포를 풀고 있다.

이들은 "당시 고교생으로 농촌봉사를 다녔던 유일한 모임이며 임자 없는 야산에 묘목을 심는등 자연보호운동에 앞장섰던 건전한 모임"이라고 그 특별한 의미와 유대감을 강조하고 있으나 이들 가운데는 토론과 함께 곁눈질하던 여학생들과 연애도 꽃피워 훗날 결혼에까지 골인한 회원들도 드물지 않아 그 순수성(?)을 의심케한다. LA모임에도 두쌍이나 동기부부가 있을 정도니 문학과 봉사와 연애중 어디에 더 치중했는지 다소 궁금하기도.
앞으로 회원이 많아지면 좋은 일도 많이 할 것이라는 남가주 회원들은 이순형(아내 영숙), 이수경(김성은), 김동찬(지연), 조희균(민숙), 정재순(규순)씨등이며 내과의사 배정문씨도 상지출신이라고 소개했다. 연락번호 (213)304-2893(정재순), (213)422-7162(이순형), 웹사이트 cafe.daum.net/sangzi
skchu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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