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터넷에 사람의 숲이 있다

2001-09-10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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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칼럼]4

Community라는 단어를 영한사전에서 뒤져보면 [사회,부락,공동 생활체,공중,공유,일치]라는 뜻풀이를 만날 수 있다. 사람이 모여 이룬 공동 생활체,그리고 이를 통해 만난 사람들이 생각의 일치를 보는 집단이 커뮤니티라고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2001년, 인터넷에는 수많은 커뮤니티가 뛰고 있다. 커뮤니티가 가진 힘은 의외로 커서 사회적으로 큰 역할을 해 내기도 한다. 인터넷으로 모여드는 사람들, 인터넷에서 만난 사람들-그들은 어떤 일을 하고 있으며 인터넷 밖(오프라인)까지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가. 인터넷 커뮤니티의 오늘은 인터넷의 내일과 다르지 않다.

인터넷은 사이버 신문고?
올 여름 한국 초등학생들의 방학숙제로는 ‘인터넷으로 김대중 대통령 할아버지께 편지 올리기’가 압권이었다. 청와대 게시판은 개학에 즈음해 너도나도 올린 ‘ 김대중 대통령 할아버지께’를 받아주어야했다. 초등학교에서 이같은 과제를 낸 속뜻은 인터넷에서 민주시민의 기초를 닦아보라는 의지도 적잖았을 터다. 실제로 인터넷의 커뮤니티들은 관청에 민원을 제시하시도 하고 특정 사안에 대한 여론을 형성해내기도 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의견 형성이다. 주로 게시판을 통해 동호회 형태로 운영되는 인터넷 커뮤니티들은 특정 사안에 대한 최선의 대안을 끌어내기 위해 의견을 공유하고 시정사항을 게재하게 된다. 이와 같은 사이버 여론의 힘은 의외로 커서 최근의 기업들은 인터넷읕 통해 제품 사후 관리를 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잘못된 물건을 팔았다 치면 너도나도 영향력있는 포탈 사이트에 사용소감을 올리는 탓이다. 인터넷과 밀접한 컴퓨터 부품은 물론이고 생활 용품에 대형유통센터의 서비스, 인터넷 쇼핑몰의 배송상태까지 거론되는 것이다. 실로 놀라운 파급효과가 아닐 수 없다.

뭉치면 싸다! 인터넷 공동구매
인터넷 공동구매는 인터넷이 아닌 현실세계, 이른바 오프라인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친 구매 형태다. 공동구매란, 여럿이 모여 물품을 구입하게 됨으로써 시중보다 훨씬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인터넷 쇼핑을 이른다. 공동구매는 개인이 모여서 대량 구매의 형태로 이어진다. 컴퓨터 부품과 같은 특정 물품에서는 커뮤니티 단위의 대량 구입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공동구매는 상인에게는 큰 마진을 남기는 한편, 소비자에게는 원하는 물건을 싸게 구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최근에는 공동구매가 물건에 한정되지 않고 서비스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이채롭다. 라식수술이나 건강진단, 성형외과 수술까지 공동구매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작은 힘이 모여서 어려움을 덜어내는 이른바 ‘인터넷 속의 두레’가 아닐 수 없다.


함께 일구어 가는 숲
인터넷에서 우리는 쉽게 ‘함께’가 될 수 있다. 보이지 않고 만져지지 않더라도 단지 인터넷에 접속되어 있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사람의 숲을 일구어갈 수 있다. 작은 나무가 숲이 되어 바람을 막아내고 상쾌한 공기를 뿜어낼 수 있었던 것처럼 이제, 사이버 공간에 우거진 사람의 숲을 만들어내자. 그 숲을 맑고 깨끗하게 혹은 또 하나의 환경으로 일구어내는 것은 바로 우리 네티즌에게 남겨진 최후의 과제인지도 모른다.


인터넷 칼럼니스트 권일지(coffeena@ihk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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