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어쩌면 그렇게 제 것만 챙기고 부모 생각은 털끝만큼도 하지 않니?" "엄마가 너를 사랑하기 때문에 매를 들고 때리는 것 너도 알지? 너를 때리는 내 팔도 아프고 더구나 내 마음은 찢어지는 것처럼 아프다."
이런 부모님의 주의를 듣고 있는 자녀가, 12세가 넘었고, 지능이 적어도 중간 정도 되며, 이 순간에 어디가 아프거나 배고프거나 화가 나 있지 않다면, 아이는 ‘생각을 하면서’ 이 주의사항을 마음에 새길 것입니다. 그런데 이 아이가 12세 이하이거나, 주의산만증이나 우울증 등으로 자신감이 상실되어 있는 상태였거나, 며칠 전에 애인과 헤어진 청소년이라면 어떻게 반응했을까요? ‘생각이 모자라는’ 정도가 아니라 아주 서너살짜리 같이 ‘느낄’ 것입니다.
즉 "엄마는 언제나 나만 보면 화를 내니, 숫제 나를 낳지 않았어야 하는데…", "나 같은 바보가 이 세상에서 잘하는 게 뭐가 있담", 아니면 "형이나 누나만 매일 좋아하는 부모님을 위해서 어떻게든 복수를 해야지!" 등등 ‘어린아이처럼 유치하고 이기적인 생각’이 주류를 이룹니다.
만일 이런 야단을 치는 분이 70여세의 부모님이고, 50된 아들의 버릇을 고치고 계시다면 아무 감정의 동요 없이 ‘생각하여’ 받아들이고 있을까요? 아마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면 그 후에는 ‘생각’의 차원이 원숙해 지겠지요.
피아제(Piaget)가 자신의 세 아이를 기르면서 관찰한 것은 아무리 어린이들이 잘 먹고 건강하게 큰다 하더라도 ‘생각’을 하는 능력은 대뇌 성장과 환경의 영향을 받아서 서서히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특히 ‘원인과 결과’를 추리하고, 표면에 보이는 현상 속에서 숨은 뜻을 헤아리는 능력 등은 Formal Operational Thinking이 가능한 10~12세 이후에야 비로소 가능해집니다.
따라서 초등학교 초반의 아이가 숙제를 하지 않아서 ‘F’를 맞으면 때리는 엄마는 물론이고 학교 선생님도 밉고, 세상은 모두 그의 적으로 생각되며 화가 날 뿐입니다. 아이가 실수를 하였는데도 엄마는 그를 믿어주시고, "이 다음에는 ‘D’는 문제없어!"라고 용기를 주시고, 웃어주시면 아이는 (다 큰 아이도) 기분이 좋습니다. 그러면 ‘생각’할 힘이 생깁니다. "이 다음에는 부모님 몫을 먼저 챙겨 드려야지." "엄마는 나를 더욱 자랑스럽게 여기실 테니까!" 생각하는 능력이 커지고 있는 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