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사오아이’

2001-02-0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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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수첩

▶ 조환동 사회부 차장대우

역사의 한페이지로 사라진 빌 클린턴 대통령과 제106대 연방의회는 임기만료전 이민자와 불법체류자들에게 마지막 크리스마스 선물을 선사했다. 불법체류자의 미국내 영주권 신청을 가능케하는 이민법 245(i) 조항의 복원(비록 4월30일까지의 한시적 복원이지만)이 그것으로 한인사회는 물론 히스패닉, 중국등 이민커뮤니티마다 245(i)열풍에 휩싸여 있다.

이런 가운데 1일 남가주한인노동상담소와 한인타운요식업노동자협회가 공동주최한 245(i) 설명회에는 작은 공간에 족히 한인 100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장소가 협소해 많은 사람들이 발길을 돌려야 했으며 주최측은 "이렇게 반응이 좋을지 몰랐다"며 2, 3차 설명회를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45(i) 조항에 한인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전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이민관계자들은 자격만 확보된다면 245(i)조항에 따른 신청을 접수시킬수 있는 불법체류 한인과 가족이 남가주에만 5만명은 족히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설명회가 LA지역에서는 법안이 통과된후 두달이 다돼서야 열렸다는 것이다. 인구규모나 단체수, 변호사수등 우리보다 모든면에서 훨씬 적은 타지역 한인사회에서는 연초부터 이들 불법체류 한인들을 돕기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일고 있다.

뉴욕한인사회는 한인회와 사회봉사센터가 함께 245(i)신청과 관련한 피해자 고발 접수 및 상담센터를 오픈하고 세미나를 개최했다. 필라델피아 한인사회도 한인회와 경찰자문위원회등 3개단체를 축으로 이민상담을 제공하고 불법체류 한인과 변호사들의 자문을 알선해주고 있다. 시애틀에서는 서북미 이민변호사협회가 한인등 각 이민커뮤니티와 함께 무료 신청작성을 도와주고 있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1일 세미나에 온 한 한인 아주머니는 245(i)조항을 바라보는 많은 불법체류 한인들의 심정을 잘 대변해주고 있다. 영주권이 없어 현금을 받고 식당에서 일하고 있는 이 아주머니는 "돈을 모으기 힘든 미국생활에서 스폰서를 구하는 것도 어렵지만 1만달러 가까이 요구하는 엄청난 변호사비에 발길을 돌려야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바쁘시겠지만 우리같은 서민들을 위해 변호사님들이나 단체장님들이 자리를 마련, 상담도 해주고 신청서류 작성도 도와줄 수 없나요"라고 하소연했다.

4월30일까지 수천명의 한인들은 변호사를 통해 어떻게든 245(i)신청을 접수시킬 것이다. 그러나 어렵게 복원된 245(i) 조항이 ‘그림의 떡’으로 끝나지 않도록, 또 가능한 많은 한인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스폰서가 없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한인 불법체류자들을 위해 미주한인사회 ‘맏형’을 자부하는 LA한인사회 차원에서 도움의 손길이 가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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