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왜 한국음식은 몸에 좋은가

2001-01-2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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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정자<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한국에 살고있는 사람들의 식생활이 점차 서구화해 문제가 증가하고 있다면, 미국서 살고있는 한인들의 식탁은 더 많은 서구화가 이루어져 있을것이다. 미국이 세계에서 으뜸가는 선진국임을 자부하고 있기는 하지만 식생활에 있어서는 오히려 우리 전통음식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있다.

한국의 전통식사는 서구 여러나라 사람들의 식사에 비하여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열량을 과잉으로 공급하지 않으며, 둘째,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3대 영양소의 섭취 균형이 영양학적으로 보다 적정 비율에 가깝다. 셋째 쌀을 주식으로 하고 있으며 많은 가지수의 부식을 평상시에 섭취하고 있다.

1995년 12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국제농업회의에서는 지나친 육류 소비를 억제하고 곡류 및 채소류 위주의 식습관이 국민의 건강을 유지하고 국가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식생활은 곡식과 채식이 주를 이루었고, 이를 이용한 다양한 조리법이 발달되어 있다. 따라서 한국의 전통 음식은 세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건강식이 되는 것이다.


우리 전통음식의 우수성은 식재료 자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전통음식의 대표적인 재료로 콩을 들 수 있다. 예로부터 우리는 콩을 밥에 놓아 밥을 짓거나 콩자반 등의 반찬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콩을 압착하여 기름으로 사용하였다. 또한 콩의 싹을 틔워 콩나물을 만들어 먹었으며, 콩을 갈아 응고시킨 두부를 만들었고, 콩을 발효시켜 만든 된장, 청국장, 간장 등은 가장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우리음식의 양념이 되었다.

우리의 식생활에서 이렇듯이 자연스럽게 이용되어 왔던 콩 특히 대두의 각종 생리활성 기능들이 여러 연구들을 통하여 보고되고 있다. 콩 단백질에는 쌀에 부족한 리신이 많아 콩을 쌀밥에 놓아먹으면 쇠고기에 손색없는 단백질 급원이 된다. 또한 콩 단백질의 장기적인 섭취는 혈중 콜레스테롤치를 낮추고 동맥경화를 예방한다는 여러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식품의약국(FDA)은 하루에 콩단백질 25g을 섭취하면 심장병이 예방된다고 하는 문구를 콩제품에 표기할수 있도록 하고 있다. 최근에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콩의 생리활성 성분으로는 이소플라본을 들 수 있다. 이소플라본은 골다공증, 유방암, 전립선암과 같은 생식계 암에 예방효과가 크다. 특히 골다공증은 여성호르몬의 분비가 감소되는 폐경기 이후 여성에게서 급증하는데, 콩 속에 함유된 이소플라본은 여성호르몬과 유사한 활성을 나타내어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효과를 나타낸다. 최근의 여러 조사 결과, 폐경기 이후의 골다공증 발생률이 동양보다 서구권에서 더욱 높다는 것을 발견하였으며, 이러한 차이는 동양여성이 서구 여성에 비하여 콩식품을 다량 섭취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렇듯 우리 한국 전통의 식생활은 많은 이점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식생활을 동경하며 수정하려는 서양인들에 비하여 우리 한국인들의 입장은 유리하다고 볼수 있다. 그러나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나라의 암으로 인한 사망률중 위암이 1위라는 사실을 통하여서도 알 수 있듯이 한국인의 전통적인 식생활은 타민족에 비하여 맵고 짠 자극성 음식 재료가 많고, 김치와 같은 절임식품, 고추장 및 된장의 염장식품, 저지방, 고탄수화물의 식단이 주류를 이루어 위 점막의 손상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우리 식생활의 장점을 살려 곡류와 채소위주의 식사로, 콩 및 콩제품의 섭취를 증가시키고, 지나치게 짜거나 매운 음식의 섭취를 줄인다면 우리의 전통식사는 세계 어느곳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건강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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