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촛불을 밝히자

2001-01-2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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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연<다우니>

새해가 되거나 생일등 각 파티마다 촛불들이 예쁘게 장식되고 또 하나님께 소원들을 아뢰일때 꼭 이루어질것 같은 느낌을 주는 촛불의 위력이 좋다.

하얀색의 초만 보고 자라온 나에게 미국에서의 여러가지 색깔과 다른모양과 다른 향내들의 초는 가슴을 설레게 한다. 촛불을 켜면 “산천에, 눈이 쌓인 어느날 밤에~” 콧노래가 흘러나오고 작은 촛불 하나로 집안 분위기가 변하므로 누군가가 선물로 덩어리 초를 내게 줄때 나는 행복해한다.

정전의 위기가 있다고 해서 각방마다 덩어리 초 한개와 성냥을 준비해두고서 리빙룸의 전등을 꺼버리고 큰 촛불을 켰다. 심지가 3개인 이 촛불은 어느 결혼식에서 얻어온 것인데 바나나 향내를 내면서 그 결혼식을 떠올리게 한다. 남편은 “와! 좋다, 왜 이런 생각들을 못했을까? 한 가정에 한등끄고 촛불켜기 운동! 괜찮겠네!”한다.


그래서 저녁식사때는 빨간 촛불을 켜기로 했다. 집집마다 쓰지 않고 굴러다니는 촛덩이들이 있을텐데 캘리포니아가 단전사태를 맞고있는 이번 기회에 촛불로 집안 분위기 바꾸기 운동을 제의하고 싶다.

각 가정마다 다른 색깔과 다른 향내로 태워지는 촛불을 켤때 전기는 아껴질테고 우리 삶에는 귀한 추억거리들이 만들어질 것이다. 한집에 한등끄고 촛불밝히기를 제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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