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안경 찾느라 허비한 5시간

2001-01-1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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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이슨 노<부에나팍>

LA에서 소규모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40대 후반의 평범한 가정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새해를 맞이하고 21세기를 시작한다는 즐거운 마음과 근래에 30년만에 만난 고등학교 동창들과 하루밤을 보낸다는 들뜬 마음으로 팜스프링스에 소재한 한 모텔에 방 4개를 예약하고 그곳으로 향했다.

체크인 시간이 2시라고 해서 밖에서 친구가족들과 기다리게 되었다. 그러나 3시가 되어도 방을 비워주지 않고 비어있는 방은 청소도 해주지 않은채 무작정 기다리라는 직원의 말에 갑자기 손님이 밀려서 그렇겠지하며 우리 일행은 거의 4시가 다 되어서 방을 배정 받았다.

온천의 사용 정원이 있을 텐데 무작정 예약을 받아서 사람이 넘쳐 저녁 8시가 넘어서야 겨우 온천물에 몸을 담궜다. 그럭저럭 하루를 보내고 체크아웃 시간이 12시라고 해서 부랴부랴 짐을 차에 싣고 부엌과 냉장고 청소를 해놓고 나오느라 정신없이 출발을 하고 말았다. 낮에는 햇살이 따가워 선글래스를 사용했기 때문에 안경을 그곳에 두고 온 것을 알게 된 것은 LA에 거의 다 와서였다.


황급히 모텔에 전화를 해서 “혹시 LA에 올 기회가 있으면 아무 곳에나 두고 가면 내가 가서 찾겠다”고 얘기했더니 그곳 직원 얘기가 “LA에 가더라도 바빠서 그렇게 할수 없고 우리는 그런 서비스는 안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러면 가까운 우체국에 가서 우편으로 좀 보내달라”고 했더니“우체국이 어딘지도 모르고 우체국에 갈 시간도 없다”며 “안경을 찾고 싶으면 직접 와서 찾아가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어제 무려 5시간을 허비해가며 안경을 찾아왔다. 한인이 운영하는 업체라 부담없이 한국말로 얘기할수 있어서 많은 한인들이 찾아오는 것 같지만 그곳 직원의 행동은 서비스 업종 종사자의 행동으로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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