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뛰어난 능력에 미성숙한 인물

2001-01-1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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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린턴 어떤 대통령이었나

▶ (데이빗 브로더·시카고트리뷴지 기고)

빌 클린턴은 너무나 젊다. 또 그 행적이 너무나 변환적이어서 몇마디로 그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내리기가 쉽지않다. 그가 지닌 넘치는 에너지, 또 스스로를 대파국상황으로 몰고가다가 막판 뒤집기에 성공해 재기하는 능력등으로 미루어 짐작컨데 지난 22년의 그의 생애, 즉 아칸소주지사에 당선된 이후부터 대통령을 지내기까지의 기간보다 앞으로 사반세기의 기간이 클린턴에게 있어서는 더 중요한 시기가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 그의 생애중 지난 8년, 즉 대통령시절은 특히 주목할 부문인 것만은 틀림없다. 어떤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1993년 클린턴이 대통령에 취임할 때의 미국과 비교해 그가 물러나는 현 시점의 미국이 더 강해지고 더 좋아진 것만은 부인 할 수 없다. 정부의 재정상태가 크게 호전됐다. 범죄율은 현저히 낮아졌고 환경과 경제는 크게 개선됐다.

1993년도 연방정부예산과 1997년 예산을 비교하면 얼마나 미국의 재정이 튼튼해졌는 지 알수 있다. 1993년에는 멕시코와 캐나다, 또 2000년에는 중국과 통상의 문호를 개방함으로써 미국은 장기적 혜택을 보고 있다. 중동지역, 발칸반도, 북아일랜드등에서의 평화정착 노력이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그의 노력은 그런대로 평가되어야 한다. 또 1996년 클린턴은 국내 사회정책의 이정표격인 웰페어개혁법에 서명을 했다.


이야기가 다소 사적인 면으로 전개되지만 나는 1978년 리틀락에서 처음 클린턴을 인터뷰 한후 지난 20여년간 그를 계속해 지켜보아왔다. 나름대로의 평가를 하라면 지난 60년대 이후 가장 탈렌트가 뛰어난 민주당 인물중 하나가 클린턴이다. 아직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수집된 정보를 베이스로 정책으로 엮어내는 데에는 아직도 클린턴을 다를 사람이 드물다. 그의 유세 테크닉 역시 발군이다.

그러면 왜 바로 클린턴 백악관의 참모 출신들인 리온 파네타, 마이크 맥커리등 상당수의 과거의 측근들은 클린턴에 대해 말할 때 하나같이 유감의 어조로 일관하고 있을까.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나 자신이 그들과 같은 심정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기회를 헛되이 낭비했다는 느낌 때문이다. 이는 클린턴이 지니고 있는 두드러진 단점에서 빚어진 것이다. 그 단점은 한마디로 표현하면 그의 인격이 지닌 미성숙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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