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클린턴의 퇴임후 생활

2001-01-1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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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각

▶ 척 라아시·USA투데이

클린턴이 물러난 후 생활은 어떤 모습일까. 과거가 전조가 될 수 있다면 클린턴이 전직 대통령으로서 조용한 사생활을 영위한다는 것은 잘 상상이 안된다. 백만달러짜리 스피치를 한다든지, 가난한 사람들에게 집을 지어둔다든지, 또 고공에서 낙하산투하를 해본다든지 하는 게 레이건, 카터, 부시등 전직들의 퇴임후 생활이었다.

클린턴의 과거 역사는 그가 이같이 조용히 은퇴생활을 즐길 것이라는 전망을 불가능케 하고 있다. 지난 9년간 증명된 사실은 ‘집중적 조명을 받는 것’이야 말로 클린턴에게는 산소와 진배 없다는 사실이다.

클린턴은 철저한 정치인이다. 가장 심각한 위기의 순간에도 클린턴은 인간적 호소보다는, 정치적 탈출방법을 강구한 사람이다. 최대의 위기는 1998년 르윈스키 스캔들이 덥쳤을 때다. 탄핵을 당할지도 모를 극도의 위기상황에서도 클린턴은 살아남기 위한 비방, 즉 딕 모리스가 제시한 생존의 각본대로 철저하게 움직이면서 가장 가까운 사람조차 7개월동안이나 속였다.

클린턴은 이상하리만치 높은 지지속에 물러나는 대통령이다. 또 가장 양극화된 정치적 단층이 형성된 시점에 그는 퇴임한다. 자신이 바로 가해자이고 동시에 피해자이기도 한 이 정치적 양극화의 시대에 클린턴은 퇴임후 전직 대통령으로서 조용한 여생을 보낼까. 천만의 말씀같다. 자신의 후계자 조지 W 부시의 정통성에 시비를 건 일전의 클린턴 연설은 퇴임후에도 양극화된 정치판에서 모종의 역할을 하겠다는 시사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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