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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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미네타’를 길러내려면

2001-01-0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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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만재<칼스테이트 프레즈노 정치학과 교수>

논란 많았던 미국 대통령선거가 조지 W. 부시 후보의 승리로 판결이 난 후, 부시 대통령 당선자의 조각과정에서 일본계 아시안인 노먼 미네타씨가 교통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우리 한인들이 느껴야 할것이 있다고 본다.

미네타씨는 북가주 산호세 시의원, 시장을 거쳐 21년간 산호세 지역을 대표한 연방하원의원. 현재 민주당 클린턴행정부의 상무장관을 지내는 것까지 합하면 30여년간의 정치생활을 해 온 인물이다. 앨 고어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던 유명 민주당 인사로 부시 공화당 행정부에서 일하게 될 것이라는 특이성 외에 30여년간의 정치생명을 유지해 왔다는 것에 우리는 주목해 봐야 겠다.

현직인 상무장관으로 상원인준을 받았다는 것은 FBI, 의회 윤리위원회의 엄격한 심사를 거쳤음을 말한다. 교통장관 재임명자로 또 같은 심사를 무난히 넘길 것으로 보여진다. 이것은 연방하원 교통위원회 위원장 등으로 있으면서, 다양한 정경유착의 유혹을 잘 관리해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적정 수준의 정치도덕, 윤리성을 유지해옴으로써 긴 정치생활이 가능했다는 것을 입증한다.


미네타씨가 정치인들이 쉽게 범할수 있는 부패성 정경 밀착에서 오는 많은 유혹을 이겨낼 수 있던 저력은 두 군데서 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 한다. 하나는 2차대전 동안 일본인들을 강제수용한 수용소 생활 경험. 이때 모든 일본계 이민자들이 그랬듯이 그도 미국의 반역자라는 의혹을 벗기 위해 진보한 의미에서 백인 주류사회와 융합을 하여야겠다고 결심했다. 정치에 뛰어 들므로써 주류사회의 인정을 받고, 그 다음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기주변의 뒷처리를 깨끗이 하여야 된다는 것을 시행해 왔다.

두번째는 일본인 1세 부모사회에서 배워온 행동규범. 국가나 집단체로서 일본인들은 잔혹하고 비난 받을 행위를 범하는 민족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도 남는다. 그러나 일본인 사회내에서 보이는 각 개인들의 정직성, 성실성, 준범성은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일본인 1세들이 이런 가치관으로 살면서 2세들에게 본보기를 보여 준 것도 오늘의 미네타를 만들어 내는데 한 몫을 했다고 본다.

우리들의 차세대들이 정계를 비롯한 다방면에서 주류사회로 세 확장하기를 권유하며 그렇게 되기를 희망한다. 그중에는 성공한 예들도 있다. 그러나 그 생명들이 얼마 길지 않았다. 도덕적 비난을 받는 예가 있었고, 불미한 소문들도 적지않게 나오고 있었다. 한국에서 흔한 돈에 대한 부패성을 미국이라고 하여 다를 것이 없는 행동들을 보였고 지금도 그 예가 많다.

우리 1세들이 차세대에 도덕, 윤리면에서 어떤 본보기를 보여주는 가를 뉘우쳐야 한다. 노인회, 장학재단, 교회등 한인이 모인 단체에서는 으례 돈에 대한 비리와 부패가 따라온다.

1세들이 본을 못 보이면 아무리 좋은 학교를 나온 차세대 인물이라도 잠깐의 성공을 할수 있을뿐 그 생명이 길지 못할 것이다. 부모들이 보여준 가치관, 행동들이 은연중 의식속에 내재화되어 자신들의 행동기준으로 둔갑하다 보면 1세와 별다름 없는 행동을 할 것이다.

우리 1세들의 가치관, 의식구조, 행동기준을 고치지 않는 한 차세대들에게도 크게 기대하지 못한다는 말이 된다. 우리가 한인계통의 ‘미네타’를 키워내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지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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