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백만달러밖에 안돼요"

2001-01-0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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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6,320,000’ ‘6,090,000’ ‘6,000,000’ ‘5,500,000’ ‘5,500,000’ ‘5,000,000’

무슨 숫자일까. 신문지상에 공개된 초대형 한인 교회들의 2001년도 예산이다. 예산이 500만달러가 넘는 초대형 한인 교회가 LA일원에만 6개에 이르고, 또 톱 10을 달리는 교회들의 예산을 모두 합치면 근 4,500만 달러에 이른다는 보도다.

"글쎄 100만달러나 될까요. 얼마 안돼요" 요즘 한창 교인 수가 불어나고 있는 교회 사람의 말이다. "미리 말해두지만 나도 교회에 나가는 사람입니다. 교회로 많은 돈이 들어가는데 그 돈이 한인 사회로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다른데로 나가요. 문제라고 생각 합니다" 은행장을 지낸 한 금융인의 지적이다.


교회 예산과 관련해 말이 많다. 그도 그럴 것이 타운에 새로 생겼다면 교회이기 때문이다.

한인 교회가 쓰는 돈은 그러면 도대체 얼마나 될까. 어림으로도 쉽게 수억달러라는 계산이 나온다. 우선 공개된 10대 교회의 예산 총액만 4,500만달러선에 이른다. 교인수 1,000여명에 예산이 100만달러가 넘는 대형교회가 20여개다. 교인수 수백명에 50만달러 이상 예산을 쓰는 준 대형 교회 수도 만만치 않다. 이들 교회들의 예산만 합쳐도 쉽사리 억달러선을 돌파한다.
거기다가 수백여개에 이르는 증급 교회를 가산하면 그 액수는 더 늘어난다.
말이 쉬워 수억달러다. 한인타운 시중은행의 예금고 총액이 28여억달러라는 사실과 비교하면 실로 적지않은 액수다. 사람들의 관심은 이같이 막대한 교회 돈의 용처다.

과거 한인 교회의 돈은 성전건축에 많이 쓰여졌다. 새로 교회가 개척되고 어느 정도 틀이 잡히다 보면 필요한 게 자체의 교회건물. 해서 성전건축과 관련해 진통을 겪었고 말도 많았던 게 저간의 교계 사정이었다.

요즘들어서는 패턴이 조금 달라졌다. 2세 교육을 위한 교육관 건립이 붐이다. 갑자기 예산이 불어난 교회들의 사정이 비슷하다. 2세를 위한 교육관을 짓기 위해 예산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당연한 추세다. 교회도 한인 사회 전반에서 일고 있는 세대교체와 무관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교회의 돈 씀씀이를 보면 그러나 교회밖의 사회에 대해서는 한인 교회들이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거액을 들여 짓는 2세 교육관도 철저히 ‘우리 교인용’이란 인상을 주어서 하는 말이다.

순전히 가정이지만 ‘초대형 교회’들이 타운의 현안 문제인 청소년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힘을 합쳐 ‘초대형 청소년 교육관’을 건립 했다고 하자. 그 만큼 한인 사회가 밝아지고 또 교회의 덕이 드러나 그 영광은 하나님께 돌아가지 않을까. 밖의 세계에 보다 관심을 기울이는 ‘열린 교회’가 많아졌으면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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