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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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기로에 선 한국

2001-01-0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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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각

▶ (데이빗 이그나시어스)

김대중 대통령의 집무실인 청와대 계단위에는 한반도 모양을 수놓은 태피스트리가 걸려 있다. 많은 한국민이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이 그림에는 남북을 갈라 놓는 휴전선이 그려져 있지 않다.

김 대통령은 자기 생전에 한국이 통일될 것으로 생각지 않고 있다. 지난 금요일 가진 인터뷰를 통해 그는 통일에는 20~30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평양 방문으로 이룩해 놓은 남북화해 무드가 새 부시 행정부의 오판으로 깨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그는 부시에게 자신의 햇볕정책을 설명하기 위해 빠르면 3월중 워싱턴을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부시에게 대북 정책을 바꾸지 말고 북한과 대화를 계속하며 김정일을 코너에 몰아 넣지 말 것을 촉구할 계획이다.

한반도는 중동을 제외하고는 부시 행정부의 가장 힘든 외교적 숙제가 될 것이다. 이곳은 또 클린턴 행정부가 상당한 업적을 이룬 곳이기도 하다. 클린턴은 이곳을 방문하는 것으로 임기 말을 장식하려 했으나 시간이 없어 포기하고 말았다.

부시 행정부가 북한을 보는 시각은 기본적으로 미사일 방위체제의 필요성을 확인시켜 주는 악당국가라는 것이다. 한반도는 외교 정책 수단인 당근과 채찍중 어느 것을 사용할지 고민하게 만드는 표본 같은 곳이다. 안보에 위협을 주는 상대를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 낼 것인가 아니면 강한 힘으로 위협을 가할 것인가. 통상 이 두 가지 수단을 함께 쓰는 것이 효과적이다. 차기 부시 행정부가 힘의 과시에 치우쳐 현재 진행중인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테이블을 뒤엎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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