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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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 입국심사 근절돼야

2001-01-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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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천식 사회부 차장대우

연방이민국(INS)의 안하무인격 공항 입국심사가 끝내 여론의 도마대에 올랐다.
멀쩡한 여권과 비자를 갖고 입국하려던 한국여고생을 위조여권 소지자라는 누명을 씌워 몸수색까지 한 다음 쫓아내는가 하면 범죄수배자와 이름과 생년월일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한 사업가를 8일동안이나 형무소에 가뒀다가 풀어줬다. LA총영사관 관계자들은 부당심사사례를 접수한뒤 이례적으로 INS공항사무소를 직접 찾아가 공식적인 사과와 피해보상을 요구했으나 INS LA지국 책임자는 내사를 벌이겠다고만 했을뿐 사과나 보상에 관한 약속을 하지는 않았다.

INS의 횡포는 한국으로 돌아간 여학생의 어머니가 ‘한맺힌’ 진정서를 외교통상부와 주한 미대사관에 제출하면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특히 이 진정서는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협상을 둘러싸고 반미여론이 비등한 상태에서 공개돼 파장의 정도는 생각보다 컸다. 어머니 최희경씨는 ‘장관님께 드리는 글’에서 ‘딸 아이가 돌아올때까지 불안과 두려움으로 잠을 못이루고 분한 마음을 가라앉힐수 없었다. 정당한 절차를 거쳐서 여권과 비자를 발급받았는데 어째서 미국이라는 곳에서 어린 딸이 멸시와 천대를 받고 돌아와야 하는가. 우리나라는 왜 이리도 공신력이 없고 힘이 부족한가. 미국에 가고 싶어서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의 자긍심을 찾기 위해서라도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INS 공항심사관들의 건방짐과 불친절함은 이미 국제적으로 명성이 나있다. 입가에 웃음이라고는 없이 딱딱한 어투로 외국인여행자를 마치 범죄자 취급하듯 한다. 영주권자와 시민권자의 경우도 영어를 못하는 이민 1세이면 거의 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 특히 여권이나 비자에 문제가 있어 2차 심사대로 넘겨지는 외국인들은 온갖 수모와 치욕적인 대우를 감수해야 한다. 비자받기도 어려운 판에 공항에서마저 부당한 처우를 받게되니 한마디로 기가막힐 노릇이다.

LAX는 21세기 세계도시를 지향하는 LA와 세계를 연결하는 관문이며 60만 LA한인과 한국을 연결하는 통로이기도 하다. 따라서 외국인들도 내국인과 똑같은 수준에서 인권을 보호받고 부당심사의 억울함을 겪지 않도록 INS는 최근 문제가 된 한국인 승객들에 대한 부당심사와 관련, 철저한 진상조사를 실시해야 하며 만약 심사관의 과실이 확인될 경우에는 관련자문책과 함께 해당승객과 한국정부에 공식 사과해야 한다. 아울러 LA총영사관은 INS가 진상조사를 끝내고 납득이 갈만한 후속조치를 취할때까지 한국정부와 한인들의 자존심을 걸고 뚝심있는 외교를 펼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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