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북한 관계에 신중기해야

2001-01-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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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공단(미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원)

지난 연말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던 클린턴의 북한방문이 무산됐다. 클린턴이 평양에 갔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하는 사람들도 있고 안간 것이 오히려 잘됐다는 사람들도 있어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그러나 이곳 워싱턴의 정책입안자들 생각은 잘됐다는 편이 훨씬 강한 것으로 여겨진다.

대통령의 거취는 국무장관의 움직임과는 격이 다르다. 현재로서는 미국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할 수 있을만큼 여건이 조성돼있지 않을 뿐더러 그만한 준비도 안돼있다는 것이 정책입안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더욱이 북한은 지난번 올브라이트국무장관의 평양방문시에도 미국이 원하는 미사일개발 포기등에 대해 구체적인 언질을 한바 없다. 그같은 상태에서 평양을 방문하는 것은 좋을 것이 없다는 결론이 내려지는 바람에 클린턴도 방북을 포기했을 것이다.

조지 W. 부시의 새정부가 들어서면 외교적인 면에서 우선적으로 신경써야할 분야가 유혈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중동문제다. 아무래도 북한문제는 당분간 뒷전으로 밀려날 것이 틀림없다. 지난 8년동안 북한문제를 다뤄온 민주당팀이 나가고 새팀이 들어오게 될텐데 클린턴 정권이 해오던 일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대북한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있지 않겠는가 본다.


그동안 잘나가던 한국경제도 제2의 IMF소리가 나오고 있고 8년간의 호황을 누리던 미국경제도 암운이 쌓이고 있는 만큼 대북한자세도 그동안의 ‘관대함’에서 ‘조바심’이나 ‘신중함’쪽으로 선회할 것 같다. 이는 미국도 그렇고 한국도 마찬가지다. 2001년 미북한관계 그리고 남북한 관계는 희망찬 기대보다는 새로운 각도에서 신중하게 재조명이 이루어지는 해가 될 것 같다.

우리 미주한인사회 측면에서 말한다면 이번에 민주당정권에 이어 부시정권에서도 각료직을 맡게된 놈 미네타와 같은 고위 공직자를 우리 한인사회에서도 배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민1세들이 열심히 일해 2세들이 전문분야에 진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어야 하겠다. 그렇다고해서 2세들에게 압박감을 주라는 말은 아니고 마음껏 활약할 수 있도록 풀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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