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치력 신장이 급선무

2001-01-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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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의영<칼스테이트 LA 사회학과교수>

2001년에는 한인커뮤니티가 무엇보다도 정치력 신장에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본다. LA폭동 직후 ‘정치력을 길러야 한다’‘힘을 결집해야 한다’는등 힘의 필요성이 한때 심각하게 제기되었지만 그후 흐지부지 되고 가시적인 성과를 얻지 못했다. 위기를 당해서 정치력이 필요하다는 것까지는 느꼈지만 실제적으로 힘을 모으는 일은 커뮤니티가 해내지를 못했다.

정치력에 관심을 기울여야할 이유중의 하나는 한인들의 범죄 희생률이 너무 높다는 사실이다. 흑인, 히스패닉등 다른 소수계의 경우도 범죄 희생률이 높기는 하겠지만 교육이나 소득 수준이 비슷한 타 커뮤니티, 중국이나 일본등 아시안 커뮤니티와 비교할 때 한인들의 범죄피해는 유난히 많은 것 같다. 범죄 위험이 높은 업종에 종사하는 것이 이유라고 말할수도 있다. 그러나 유사 자영업에 많이 종사하기는 필리핀계나 중국계도 마찬가지다.

한인들이 이렇게 범죄에 많이 희생될 때 시정부나 경찰이 인적 물적 자원을 배당해 범죄예방에 힘쓰게 만드는 것이 정치력이다. 다시 말해 정치력이 강한 커뮤니티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시정부나 경찰이 즉각 관심을 갖고 치안을 강화했을 것이다.


우리의 힘이 부족해서 제대로 대우를 못받는 경우는 그외에도 많을 것이다. 커뮤니티가 계속 당하면서도 우리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중국 커뮤니티의 경우 웬호 리 사건이 터졌을 때 전국에서 들고일어났다. 반면 유사 케이스인 로버트 김 사건에 대해 한인 커뮤니티는 그렇게 강경하게 대응하지 못했다. 커뮤니티가 좀 더 힘이 있었더라면 김씨도 보다 공정한 대우를 받게 할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된다.

우리 커뮤티니가 힘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우선 2세들을 보면 희망이 있다. 2세들중 인물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이들 흩어진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하는 데 그것이 잘 안되고 있다. 1세는 재력으로 뒷받침하고 2세는 앞에 나서서 일을 하는 역할 분담을 통해 힘을 모으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울러 우리 커뮤니티의 큰 저력은 교회라고 본다. 교회가 종교적 울타리를 넘어서 커뮤니티로 관심 범위를 넓힌다면 한인사회는 엄청난 힘을 가질수 있을 것으로 본다. 흑인교회들이 흑인커뮤니티를 위해서 하는 사회봉사활동들을 한인 교회들도 배웠으면 한다.

정치력 신장과 함께 커뮤니티가 해야할 일은 도덕성 회복이다. 상표 도용, 매춘, 탈법 마사지 팔러등 불법 상행위와 한인사회가 결부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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