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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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효도

2000-12-3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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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온유 <다우니>

일주일이면 서울에 계신 어머니께 편지 5통을 쓴다. 전화는 하루 건너씩 하며 편지 받은것 책크하면서 그 내용을 서로 토론한다. 90세의 고령인데도 편지내용을 확실히 다 알고 느낌까지 자세히 얘기하면서 좋아하신다.
낮에 일 갔다와서 저녁이면 편지쓰고 편지는 그날 그날 날짜를 꼭 기입한다. 그 속에 사진도 꼭 넣는데 이젠 사진이 없어서 친구와 찍은 것도 오려서 보내드린다. 어떤 때는 편지쓰기가 힘들기도 하고 또 감기가 걸려 머리가 빙빙 돌아도 그냥 넘길 수는 없다.

어머니의 하루의 일과가 나의 편지를 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매일 아파트 편지함에 기다리고 앉으셨다는 말을 듣고는 꼭 써야 한다. TV 못본지는 몇년이 된지도 모른다. 또 만약 어머니가 돌아가신다면 매일 책상 앞에 앉아 장문의 편지를 어디에다 쓸것인가 생각하면 아쉬움을 갖게된다.
우리 어머니는 돈도 많고 잘난 자식들도 많아서 나는 덤으로 있었던 딸이었다. 옛날에는 잘난 아들 잘난 딸들만 좋아하시고 칭찬하셨는데 이젠 많이 변하셨다. 못난 막내딸의 편지 받기를 너무나 즐거워 하시고 전화받기를 즐거워 하신다. 어머니의 전화 목소리는 항상 활기차고 따뜻하고, 나에 대한 사랑이 듬뿍 담겨져 있다.
옛날엔 나를 굉장히 무시했었는데 지금은 용기를 심어 주면서 축복해주고있다.

나를 좋아하게 된것은 장문의 편지와 전화였나보다. 나를 칭찬하시면서 세심히 사랑하시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나의 가슴을 따뜻이 적셔주고 있다. 매일 쓰는 편지에 눈시울을 적시면서 나도 어머니를 사랑한다고 자부한다. 옛날보다 지금 더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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