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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꼬리표 클린턴은 ‘C학점’

2000-12-0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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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시대는 시대마다 고유의 영웅과 악당이 있게 마련이다.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그러므로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고 해서 하등 이상할 게 없다"
페더럴 소사이어티와 월스트릿 저널은 지난 10월 한 획기적 연구조사에 착수했다. 최소한 몇 개월 이상 재직한 역대 39명의 대통령의 랭킹을 정하는 작업이다. 역사학자에서 정치학자, 헌법학자, 또 현직 정치인에 이르기까지 138명의 저명인사에게 서신을 보내 역대 대통령에 대한 평점을 의뢰한 것. 응답을 보내온 사람은 그 중 78명으로 이를 토대로 역대 대통령의 랭킹을 정한 것이다.

역대 미대통령에 대한 평점이 처음 매겨진 때는 1948년이다. 역사학자 아더 슐레진저가 그 작업을 맡았었다. 정확히 48년 후 또 다시 역대 대통령 평가작업이 이루어졌다. 슐레진저의 아들 아더 슐레진저 2세가 지난 96년 그 바톤을 이어받아 2차 평가 작업을 해낸 것이다.

슐레진저 2세의 평가에 따르면 역대 미국 대통령중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분류된 대통령은 조지 워싱턴, 에이브라함 링컨, 그리고 프랭클린 루즈벨트 등 3명이다. 페더럴리스트 소사이어티의 조사결과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역시 이 3명의 대통령이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분류된 것이다.


그 다음 단계인 ‘준 위대한 대통령’ 범주에서부터 슐레진저 교수의 랭킹과 페더럴리스트 소사이어티의 랭킹은 다소 달라지기 시작한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랭킹에 변화가 생겨 이 범주에 들어간 것이다. 슐레진저 교수 조사에서 레이건은 이같이 높은 평점을 받지 못했던 것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준 위대한 대통령’으로 분류된 대통령들은 토머스 제퍼슨, 시오도어 루즈벨트, 앤드류 잭슨, 해리 트루먼, 로널드 레이건,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제임스 폴크, 우드로우 윌슨 등이다.

’평균 이상 점수의 대통령’ 범주가 그 다음 차례다. 이 범주에는 존 F 케네디가 들어 있다. 케네디는 슐레진저 교수의 평가에서는 두번째 등급, 즉 ‘준 위대한 대통령’ 그룹에 속해 있다가 평가가 절하된 셈이다. 이 그룹에 속한 역대 대통령은 그로버 클리브랜드, 존 애덤스, 윌리엄 매킨리, 제임스 메디슨, 제임스 먼로, 린든 존슨, 그리고 존 F 케네디다.

그 다음 범주는 ‘평균 점수의 대통령’ 윌리엄 태프트, 존 퀸시 애덤스, 러더퍼드 헤이스, 마틴 밴 뷰렌, 칼빈 쿨리지, 체스터 아더 대통령 등이 이 그룹에 속한다. 제42대 빌 클린턴과 제41대 조지 부시 대통령도 모두 이 범주에 들어갔다. 랭킹으로 따지면 부시는 39명중 21위, 클린턴은 24위의 하위랭킹에 머물고 있다.

’평균점수 이하’가 그 다음 카테고리로 벤자민 해리스, 제럴드 포드, 허버트 후버, 지미 카터, 샤카리 테일러, 율리시즈 그랜트, 리처드 닉슨, 존 타일러, 밀라드 필모어 등이 바로 ‘D학점’ 대통령 그룹이다.
’실패한 대통령’으로 분류된 대통령은 모두 4명이다. 앤드류 존슨, 프랭클린 피어스, 워렌 하딩, 제임스 부캐년 등이다. 그리고 재임기간이 너무 짧은 윌리엄 해리슨과 제임스 가필드는 평점 작업대상에서 아예 빠졌다.

이 두 조사를 비교하면 역대 대통령중 가장 과소 평가됐던 대통령은 로널드 레이건이다. 반대로 가장 과대 평가된 대통령은 존 F 케네디. 페더럴리스트 소사이어티의 레이건에 대한 평점은 과하다는 지적도 있어 레이건에 대한 평가는 아직도 분분한 편이다. 케네디는 그동안 너무 과대 평가됐다는 데에 대해선 별반 이의가 없다.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재직기간이 길수록 평점이 좋은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경향이다. 말하자면 2기 이상 연임을 한 대통령은 대부분이 최소 ‘B학점’ 이상의 평가를 받고 있는 것.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한때 C급 정도로 분류됐었다. 그러나 이후 지속적으로 평가절상 작업이 이루어졌다. 트루먼도 마찬가지다. 이들이 남긴 비망록 및 각종 기록을 검토한 결과 평가가 달라진 것이다. 예외가 이제 곧 물러날 클린턴 대통령이다. 클린턴에게 내려진 평점은 ‘C- 학점’으로 2기연임을 한 대통령 중에는 율리시즈 그랜트 대통령을 제외하고 최하위 평점을 받은 것.

클린턴이 이처럼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은 르윈스키 스캔들과 관련해 하원에서 ‘탄핵을 받은 대통령’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어서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클린턴에 대한 평가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게 일반적 지적이다. 시대가 달라지면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달라지게 마련이어서 훗날 재평가 작업이 이루어질 때 클린턴에 대한 평점도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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