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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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아진 고어의 선택

2000-12-0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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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각

▶ (뉴욕타임스 사설)

법원은 고어에게 가혹했다. 특히 플로리다 주고 등법원은 아직 검표되지 않은 표를 개표해 달라는 고어측의 정당한 요구를 간단히 묵살했다. 연방 대법원과 주 고법의 판결로 선거 분쟁 해결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플로리다 주의회의 분별 없는 개입이 없는 한 선거의 최종 결과는 이번 분쟁을 해결하는데 법적으로나 기질적으로 적임자인 플로리다 주 대법원의 손에 넘겨지게 됐다. 부시나 고어 양측은 모두 플로리다 주 대법원의 최종 결정에 승복할 것을 국민 앞에 약속해야 한다.

플로리다 주 고법의 솔스 판사는 고어측 주장에 단 한번도 손을 들어 주지 않았다. 법이나 상식으로 생각할 때 우리는 솔스 판사의 결정이 잘못된 것이라 믿는다. 플로리다 선거법은 선관위가 선거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충분한 표가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세지 않았을 때 법원이 개입할수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번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지역의 미검표된 1만여 표는 부시의 승리를 뒤집기에 충분한 숫자다. 그러나 솔스 판사는 선거 결과를 뒤집기에 “충분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보다 높은 기준을 일방적으로 만들어 고어측 주장을 무시해 버렸다.


표차가 이번처럼 근소할 때는 모든 표를 가능한 한 정확히 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고어측은 솔즈 판사가 선거 결과를 뒤집을수 있는 증거인 표가 탈라하시에 와 있는데도 이를 고려에 넣지 않았다는 점을 대법원 상고 이유로 삼고 있다. 고어팀은 주 대법원에서 일부 지역만 수검표를 하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솔즈 판사의 입장을 뒤집어야 할 부담까지 지고 있다.

연방대법원 결정은 솔즈 판사처럼 명확하지 않다. 대법이 플로리다 주 대법원에게 개표 마감일을 연장한 이유를 자세히 소명하라고 지시한 것은 부시측이 원하던 헌법 문제에 대한 결정을 회피한 것이다. 대법원 결정이 만장일치기는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한 답변을 피한 것은 판사들간의 의견이 갈리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주대법이 마감일을 연장한 것이 주법을 해석한 데 따른 것이지 새로 법을 만든 것이 아님을 잘 설명하면 연방 법원이 이 문제에 다시 개입할 가능성은 적다.

선거가 끝난지 한달이 지난 지금 안개가 걷히고 있다. 고어의 입지가 좁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수개표를 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플로리다 주 대법원은 지금까지 이 문제에 관해 신속하고도 현명히 판결을 내려 왔다.

부시와 고어 양측은 이번 플로리다 주 대법원의 결정이 선거와 관련된 모든 법률 분쟁에 종지부를 찍는 것임을 인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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