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민주주의의 어려움

2000-11-3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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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찬<엔지니어>

역대 대통령에 대한 한국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정희 대통령이 첫번째이고 민주주의 선거에 의해서 선출된 김영삼 대통령이 마지막인 것을 기억한다. “국가는 선거로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지리적인 위치와 사람들의 정착 그리고 문화수준의 향상과 경제의 안정에서 오는 중산층의 증가가 국가를 형성하는데 기본요소이며 학자들의 관찰에 의하면 다른 민족계열의 사람들을 몰아내고 학살하는 인종청소도 한 민족을 구성해서 국가를 형성하는 중요한 조건이었다고 한다. 인도의 민주주의와 중국의 공산주의를 국민의 생활향상과 경제발전이라는 면에서 비교해 본다면 경제학자인 로스 먼로에 따르면 중국의 비민주주의 정책이 인도의 민주주의에 비해서 국민의 경제생활에 비교할 수 없는 정도의 발전을 가져왔다고 하였다.

민주주의라고 하는 것은 국민 전반에 걸쳐서 높은 생활수준과 교육수준이 우선적으로 확보되어 있어야 하며 3~4대라고 하는 긴 시간의 실패와 성공의 연속적인 경험이 필요로 되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선거제도에 의해서 하루아침에 경험이나 전문지식이 없는 사람이 지도자가 되어 민주주의 제도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대중을 이끌어나갈 수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민주주의라고 하는 제도에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부정 당파싸움 그리고 무능한 정치인들이 끼여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민주주의 제도의 단점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경제수준과 교육수준의 향상이 필수조건이며 민주주의의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중산층의 증가가 요구되는 것이다.


독재자인 히틀러와 무솔리니는 민주주의 자유선거에 의해서 집권을 한 것을 볼 때 민주주의는 국가나 사회, 그리고 국민들의 사고방식과 가치관의 건강상태를 여지없이 노출하게 만드는 것이다. 국민수준이 높고 각 개인의 가치관이 합리적이며 사회질서를 존중하는 경우 그러한 사회 지도자가 선출되어 그런 방향의 사회정책이 추진되지만 전체적으로 교양수준이 낮고 자기 자신에 대한 긍지와 가치 기준이 약한 사회에서는 그 정도 수준의 지도자가 나와서 앞장서게 되는 것이다.

페루의 후지모리가 대통령직을 사임했다. 독재자라고 많은 비난을 받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을 내려놓았고 무능한 공무원들의 사무처리를 효과적으로 만들어 놓았다. 민주주의 제도를 실시했느냐 안 했느냐 하는 비난에 앞서 후지모리의 지도력에 의해 페루는 현재의 사회 안정을 가져온 것이다.

민주주의라고 하는 것은 국민들의 수준에 상관없이 모든 병을 고치는 만병통치약은 아닌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최고의 인기를 인정받고 있는 것은 한국 경제를 개발하는 토대를 만들었고 중산층을 형성하는 뼈대를 이루어 놓았기 때문일 것이다. 박정희 정권의 피해자인 김대중 대통령도 임기를 끝내고 나면 역대 대통령 대열에 참가되어 국민들에 의한 투표로 점수가 나오게 될 것이며 등수의 순번도 정해지게 될 것이며 이것이 바로 역사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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