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결혼식장에서의 매너

2000-11-2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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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온유<다우니>

어느 결혼식장에서의 일이다. 축의금을 내고 방명록에 이름을 기입하려는데 이곳에도 새치기가 있었다. 어떤 사람이 앞질러서 봉투를 내밀고 재빨리 볼펜을 가지고 자기의 주소와 전화번호를 썼다.

나는 항상 시간 전에 도착하는 습관이어서 그날도 식장엔 하객도 없고 주례 목사님도 오시지 않았다. 먼저 들어간다고 해도 아무도 없는 교회당인데 무엇에 쫓기는 사람처럼 아무 곳에서나 새치기를 하는 습관. 정말 초라한 인생이다.

결혼식장에서 보기 싫었던 것 또 하나. 돈을 많이 벌었다고 언론에 자주 등장했던 어떤 사람이 왔는데 청바지에 남방, 운동화 차림이었다. 식이 시작하자 그는 조는 것도 아니고 쌕쌕 잠이 들었다. 코고는 소리에 옆의 처녀들이 히죽히죽 웃고 있었다.


사랑하는 젊은 남녀가 새로운 왕국을 탄생시키는 그 시점에 축하해주고 경건한 마음으로 기도해주어야하는 그 시각에 끝까지 잠을 자고 있는 그 모습이란 꼴불견이었다.

남이 즐거워할때, 타인이 행복해할때, 나도 그와 공감대를 형성하면 안되는건가. 같이 기쁨을 나누어야 하는 시간이 아니었던가.

예절의 근본은 남에게 불쾌감을 주는 말과 행동과 복장과 표정과 태도를 짓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동방예의지국의 자랑스런 전통을 지켜야 한다. 예절을 지키는 국민이 평화로운 사회를 건설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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