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론을 참작하라

2000-11-2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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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각

▶ (USA 투데이 사설)

앨 고어의 주장을 들으면 플로리다에는 고어 지지표가 더 많이 있는 게 분명하고 그 결과 그는 대선에서 이겼다는 것을 미국민에게 확신시키려는 것 같다. 고어는 그렇게 믿고 있고 또 어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주지시키려고 한 것도 바로 이 점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같은 주장에 동조할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그의 이같은 주장에 많은 사람들이 회의적이다. 조지 W. 부시가 플로리다에서 이겼고 따라서 대선에서 승리한 게 분명하다는 이유에서가 아니다. 유권자들의 선택이 누구였는지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고어의 주장에 많은 사람들이 선뜻 따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고어의 주장을 요약하면 이렇다. 즉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에서는 아직 개표되지 않은 표가 수천표 남아 있고,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와 팜비치 카운티에서 수백표의 고어 지지표는 최종집계에 가산되지 않았고, 팜비치카운티에서는 수천표가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에 따라 무효표로 처리됐다는 것이다.


이는 수많은 유권자들이 참정권을 박탈당한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법원이 그들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게 고어의 주장이다. 고어는 그러나 어디서 법적 소송을 끝낼지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 플로리다주 법원이 이미 제기된 소송에 대해 판결을 내릴 때 이를 받아들이겠다는 약속도 하지 않았다.

고어는 소송에서 승리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가 옳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확신시키는 것은 소송 못지 않게 어려운 일이다. 고어는 다수의 미국민이 이제 선거결과에 승복하는 게 좋겠다는 사실을 밝힌 여론조사 결과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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