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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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만이 살길이다

2000-11-2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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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추된 한국 회계감사 신뢰도

▶ 이병항<미주 한인공인회계사총연합회 회장>

한국 회계감사의 신뢰도가 국제사회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해외에서 일하는 공인회계사의 한 사람으로 한국 경제의 앞날을 생각하면 가슴 아픈 일이다. 물론 회계라는 것은 돈을 벌어들이는 기업활동이 아니고 벌어들인 돈을 계산하는 것이며, 공인회계사는 기업이 계산한 것이 맞는지 틀리는지를 감사해서 그 전문적 의견을 제공하는 것이다.

요즈음 신문지상에서 대우사건과 관련된 공인회계사의 감사결과에 대해 형사적인 책임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감사결과에 대한 의견을 표현하는 것이 공인회계사의 생명이며 전문인으로서의 권위이며 재산인 것이다. 여기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 전문성의 생명을 잃는 것이다. 거짓된 회계는 기업에 책임이 있지만 이 거짓을 알면서도 감사결과에 대한 공인회계사의 의견에 거짓이 있으니 문제이다.

외국에서는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정직한 실수는 중벌의 대상에서 제외된다. 문제는 고의적인 실수이다. 이것은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세계의 회계시장이 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감사기준이나, 회계원칙을 모르는 것이 아니고 그 기준의 적용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 적용에 있어서 고의성이 있기 때문에 국가적 망신이 되며 한국의 대외 신용도를 떨어뜨림으로써 경제발전의 앞날에 먹구름이 되는 것이다.

한국 경제가 선진대열에 동참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정신적인 개혁이 있어야한다고 본다. 모든 회계 원칙과 감사 기준이 국제화 혹은 미국화가 되었으며 또 진행되어 가고 있다. 그러나 그 원칙과 기준을 적용하는데 문제가 있다. 무엇보다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회계사들의 정신 개혁이다. 물론 회계분야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윤리적, 도덕적 개혁이 없이는 도저히 회계시장의 국제화란 기대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미주 한인 CPA 국제학술대회를 통해서 느낀 바를 제안한다. 해외의 회계전문인들이 세미나 혹은 학술대회를 통해서 한국의 회계전문 꿈나무들에게 그 원칙과 기준의 적용에 대한 정신적인 개혁을 소개하며 선진국에서의 실질적인 경험과 정보를 서로 교환함으로써 국가를 도와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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