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25’ ‘300’ ‘930’ ‘537’
무슨 숫자일까. 600여만 유권자들이 참가한 2000년 플로리다주 대선투표를 네 번이나 개표한 결과 나타난 조지 W 부시와 앨 고어의 표차다.
지금까지의 개표 스코어는 4대0. 고어는 공식집계에서 한번도 부시를 리드하지 못했다. 고어진영은 그러나 또 다시 반발하고 나섰다. 고어 진영식의 계산대로라면 아무리 따져보아도 고어가 플로리다주에서 결코 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래 고어측이 이의를 제기, 수개표 재검표를 요구한 지역은 브로워드, 팜비치, 마이애미-데이드등 3개 카운티다. 이 부분 전투에서 전세를 뒤집으면 최종 계가에서 이긴다는 게 당초의 계산이었다.
우선 브로워드 카운티는 플로리다주 대법원이 제시한 마감시한에 맞추어 수개표를 완료해 예상 수순대로 풀려나간 셈. 그러나 나머지 두 개 카운티에서 문제가 생겨 고어 진영은 고심끝에 재차 승부수를 던지게 됐다. ‘주정부 최종개표 결과를 승복치않고 법정으로 가겠다’는 선언이다.
마이애미-데이트카운티는 고어지지표가 157표가 더 늘어난 상태에서 지난주 수개표를 돌연 중단했다. 마감시한까지 수개표 완료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그 결과 157표는 최종집계에 가산되지 않았다. 당초 고어측 예상은 수개표 완료와 함께 지지표가 1,000여표 늘어난다는 것. 기대가 무너진 것이다. 어쨋거나 마이애미-데이트카운티에서만 최소 157표에서 1,000표의 지지표가 도난당했다는 게 고어진영의 계산이다.
나소카운티에서도 표를 도난당했다는 주장이다. 나소카운티는 최종 투표집계를 주정부에 보고하면서 무슨 이유에서인지 재검표 결과를 보고하지않고 1차 집계결과를 보고해 고어지지표가 52표나 줄었다는 이야기다.
팜비치카운티에서도 최소 200표 이상 손해를 보았다는 계산이다. 마감시한까지 수개표를 끝내지 못하자 주정부가 수개표결과를 가산 시키지 않자 나온 주장이다. 거기다가 불분명한 가이드라인 때문에 무효표로 처리된 수천표의 이른바 딤플표를 다시 카운트할 경우 고어지지표가 800표이상 나온다는 게 고어진영의 계산. 그러므로 정확한 수개표를 할 경우 팜비치카운티에서의 추가 득표만으로도 부시가 리드한 537표를 뒤집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고어진영의 계산이 얼마만큼 설득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아무리 치밀한 계산을 해도 통하지 않는 부문이 있기 때문이다. 여론의 흐름이다. 한마디로 할만큼 했으니 그만하라는 게 주류의 여론. 이같은 여론의 흐름과 함께 판세는 ‘부시 절대 유리, 고어 패색’의 형국으로 기울고 있는 느낌이다.
불리한 국면에서는 최소한도의 손해를 보고 철수하는 것이 고수의 진면목이다. 고어의 다음 착점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