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언론이 독립성을 잃어간다

2000-11-1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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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각

▶ <탐 로젠스틸, LA타임스 기고>

선거일 밤 조지 W. 부시의 승리를 처음 선언한 것은 뉴스미디아 여론조사 그룹인 유권자뉴스 서비스가 아니었다. 폭스뉴스 채널 정치부였는데 그곳 책임자는 바로 부시의 사촌인 존 엘리스이다. 폭스의 결정에 압박을 받은 다른 네트워크들이 연이어 부시 승리를 발표하면서 집단적 오보가 발생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부시 지지자들은 이번 선거에서 부시가 승리를 하고도 도둑맞은 것같은 생각을 갖게 되고, 고어 지지자들은 개표로 부시의 승리가 확정되기도 전에 고어가 패배를 자인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으로 갔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번 사태에서 엘리스의 역할과 관련, 저널리스트들이 보도 대상과 얼마나 가까운가가 정말로 문제가 되는가라는 의문이 제기된다. 간단히 답하면 그렇다 이다.

언론은 독립적 기관이라는, 150년 걸려 힘들게 얻어진 명성이 오늘날 무너져가고 있다. 정치분야에서만 아니라 경제계에서도 마찬가지다. ABC가 디즈니 안에, 타임이 AOL안에 속하듯 저널리즘이 보다 큰 기업 이해의 부속물이 되어가고 있다.


전국 언론인 콘소시엄인 ‘관심가진 언론인 모임’이 언론인과 보도대상자 간의 올바른 관계를 조사해본바에 의하면 언론인이 신뢰감을 얻는 것은 그가 다른 어떤 이해를 떠나 시민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생각이 들게할 때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언론인이 독립성을 갖는 것이다. 개인적 취향이나 경험, 혹은 편견의 영향이 없는 상태이다. 독립성이 중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보수적 칼럼니스트 매기 갤러거가 말한대로 대의에 충실하면서 정직한 저널리스트가 되는 일은 가능하다. 그러나 특정 인물이나 정당, 혹은 분파에 충실하면서 정직한 저널리스트는 될 수 없는 것이다.

언론인이 독립성을 가지면 지적 자유로 인해 바른 판단을 할수 있으며, 대중이 믿을수 있게 뉴스를 전달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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