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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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사회의 발전을 막는 것들

2000-11-1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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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신용<공인회계사>

지난 3일 LA에서 열린 한인공인회계사 국제학술대회에는 미국 각지의 한인 공인회계사들과 미국 대학의 회계학 교수등 80여명이 모였다. 80명의 전문인이 모였다는 사실만으로도 대단하며, 모임의 성격이 궁극적으로 우리 한인사회의 발전을 위한 토론 장소였다는 점에서 아주 현실적인 학술 대회였다고 생각한다.

이 대회에 참가하고 난후 함께 생각하고 싶은 몇 가지 점을 공인회계사의 한사람으로서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재무보고는 정직해야 한다는 점이다. 어느 한인 은행장의 발표에 의하면 자신의 은행에서만 1년에 약 1만4,000건 이상의 대출심사를 한다. 그 양이 엄청나기도 하지만, 또한 각종 융자금의 총액 역시 엄청나리라는 것이다. 다른 한인은행의 대출을 더하면 한인사회에서 그들의 역할은 신체 구조상의 동맥에 해당된다고 믿는다. 위에 언급한 은행의 경우 약 93%의 대출심사는 공인회계사의 감사 없이 제출된 회계자료만을 믿고 융자 여부를 결정한다고 한다. 또 다른 한인은행장은 자신의 은행의 경우 점차로 미국계 은행처럼 담보물 없이 개인의 신용을 근거로 융자하는 비율이 높아져 간다고 말했다. 두 분의 대표적인 은행장들이 느낀 한인경제의 성장 밑거름은 역시 정직한 회계보고라고 했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때 자신의 사업이 성장할 뿐 아니라 회계정보 이용자들도 건전한 판단을 하고 투자 결정을 할 수 있게 된다.


둘째, 전문인일수록 직업윤리와 긍지를 지켜야 한다는 점이다. 한인사회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가격 경쟁이 전문직 서비스의 질을 하락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사회는 점점 정확하고 신속한 회계정보를 요구하는 데 한인사회는 오히려 충분한 시간투자 없이 준비된 회계 정보를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경우에 따라서 연관 이해 당사자 그룹의 의사 결정에 심각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한인사회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서는 전문인들이 긍지와 윤리로 고객을 대해야 한다. 그럴 때 자신의 신용을 쌓고 금융기관 등 연관 이해 당사자들의 의사 결정을 도울 수 있다. 사업체 및 부동산 구입시 세금보고상의 수입과 융자신청 서류상의 수입이 달라서 발생하는 당혹감을 우리는 주변에서 많이 본다.

셋째, 전문직 종사자로서 국제적 감각과 국제적 지식을 쌓아야 한다는 점이다. 한인의 커다란 자산은 대한민국으로, 많은 수출입이 고국과 연관되어있다. 또한 이제는 많은 한국 투자자가 한국에서 미국에 투자, 국제간의 상법, 세금문제 등 많은 분야에서 국제적인 감각과 지식을 요구한다.

예를 들면 매년 수천명의 한국 대학 졸업생들이 미국 공인회계사 시험에 응시, 한국에 진출한 세계적인 회계사 펌에 취업한다. 그들의 언어 실력 및 노력 정도는 가히 미국의 학생들이 따라가기 힘들만큼 열심이라는 것이 현지의 최고 경영인들의 진단이다.

결론적으로 전문인들이 현실에 안주하기보다 끊임없는 노력으로 한인사회의 수요와 필요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때 전문인으로서의 공신력이 증가하고, 2세들에도 좋은 롤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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