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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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지서 2500달러 벌금

2000-11-1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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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업계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지적이 나왔습니다만 한인 관광객들의 질서의식 결여에 대한 언급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LA에서 관광버스회사 LA 베스트투어 코치를 운영하는 안영재씨는 버스를 타고 관광하던 한인들이 요세미티 국립공원 경내 노상에서 볼일을 보다가 공원당국에 적발되는 바람에 얼마전 적지 않은 벌금을 내야했다.

"관광버스의 경우 승객들이 법규를 위반해도 버스에 티켓이 발부됩니다. 승객들은 저마다 시치미를 떼게 마련이므로 차주가 부담할 수밖에 없습니다"
안씨의 관광버스가 티켓을 발부 받은 것은 노동절 연휴 때다. 한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주류를 이뤘던 승객들은 프레즈노에서 일박한 후 새벽 4시에 일어나 5시에 요세미티를 향해 출발했다. 요세미티 국립공원 입구에 도착한 시각은 7시30분. 이때쯤이면 볼일이 급해지는 사람들이 나오지만 전에 있던 화장실을 철거 해버린 탓에 참는 수밖에 없다. 화장실이 철거된 이면에는 말하기도 창피스런 사연이 있다고 한다. 여자 화장실이 단 두칸에 불과해 한꺼번에 많은 관광객이 밀어닥칠 경우 꽤 오랜 시간 기다려야 했는데 참다 못한 몇몇 여성 관광객들이 화장실 바닥에다 실례를 해버렸다는 것이다. 그 일이 있은 후 공원당국은 청결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화장실을 철거했다.


이날 버스가 공원입구를 통과해 브라이달베일 폴스(면사포 폭포)라는 이름의 첫 관광장소에 멈춰 서자 관광객중 한 남자가 나서서 노상에서 실례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눈치를 보던 다른 관광객들도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일제히 가세를 했다가 순찰중이던 레인저에게 적발돼 티켓을 받았다. 이에 대한 벌금은 최고 5,000달러로 규정돼 있으며 버스 차주가 직접 요세미티 공원관리국까지 출두해야 한다. 안씨에게는 ‘버스 승객에게 사전교육을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 2,500달러가 부과됐다.

"돈이 문제가 아닙니다. 공원 관계자들이 우리 한인을 어떻게 보겠습니까. 미주 한인들이 아니고 한국에서 온 사람들이 많았다지만 그들 눈에는 같은 한인으로 비쳐졌을 것이 분명합니다"

국립공원 내에서 관광객들이 지켜야 할 수칙은 그밖에도 많다. 공원 내에서는 솔방울이나 돌멩이등 하찮은 것이라도 자연물의 훼손이 금지돼 있는데 이를 어겼다가 500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은 한인들도 적지 않다.

안씨는 한인들이 미국생활에서 필수적인 기다리는 일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매점이나 화장실 등지에서 차례를 기다릴 때 앞사람과 너무 가까이 서서 조급해 하다가 눈총을 받는 일이 흔하다는 것이다.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여행을 계획하는 한인들이 있다면 ‘어글리 코리안’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질서의식에 좀더 신경을 써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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