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호경기와 소돔의 몰락

2000-11-1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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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양서 (시미밸리 거주)

글렌데일의 제임스 로건 연방하원과 플로리다의 데이빗 맥컬럼 연방상원의원후보등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던 공화당 의원이 민주당의 단결된 공작에 밀려 이번 선거에서 낙선을 한 사실 하나만 보면 투표자들은 현 대통령이 법정에서 선서를 하고 위증을 한 사실을 잊었거나 묵인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십계명중 아홉번째 계명이 말하는 거짓 증거는 곧 법정 위증을 말하는 것이다. 미국인들이 정치수완이 뛰어나다는 이유로 대통령을 법 위에 군림하는 신으로 승격시키고 있는 것 같아 유감이다. 다행한 것은 고어가 탄핵문제가 있었을 때 정직하게 대통령의 잘못을 질책한 리버맨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 클린턴의 죄를 말없이 사과한 것이다. 미국의 장래를 위한다면 민주당은 솔선해서 임기 만료와 동시에 클린턴을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게 하고 몇 년 동안 근신 생활을 하게 해야할 것이다.

많은 미국인들이 경제를 살려서 잘 먹게 해 주기만 하면 대통령의 부도덕한 일은 용서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은 걱정이다. 어른의 행동을 아이들이 보고 모방하기 때문이다. 경제가 좋아져서 살기 좋다는 일반적 평가가 사실이 아니라는 증거도 허다하다. 비대증과 당뇨병과 공직 사회의 사기로 인해 마음 고통을 받는 빈곤층이 두텁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소돔과 고모라가 망한 것은 배가 고파서가 아니라 도리어 포식과 성적 문란 때문이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교육을 말할 때 윤리와 도덕적 기초를 이야기하는 정치가를 별로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미국문화의 타락을 말해준다. 놀이나 경쟁에서 도박이 들어 있지 않으면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 미국의 TV 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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