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손이 묶인 대통령

2000-11-0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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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학 교수들 이렇게 본다

▶ 이채진<클레어몬트 맥키나대학>

차기 대통령이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누가 대통령이 되든 지금같은 박빙의 선거결과로는 당분간 미국사회에 급격한 변화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국민 여론이 반으로 나뉘어져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무조건 자기 방향을 고집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의회 특히 상원은 민주·공화 양당이 동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1년 정도는 양당간 협력체제가 필요하리라고 본다. 차기 대통령은 선거기간 내세운 공약들을 잠정적으로 접어두고 의회·행정부간 타협정책을 우선적으로 펴리라고 본다.

한인들의 관심사안인 대북정책의 경우는 부시행정부가 들어설 경우 다소간 수정이 예상된다. 그러나 부시나 앨 고어나 대북한 정책의 목적 자체에는 큰 차이가 없다.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북한이 국제사회에 책임있는 국가로 참여하게 하며 미국 및 남한과의 관계를 개선시킨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반면 시행방법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 또한 앞으로 1년 정도는 현 클린턴정부의 방향에서 큰 변화가 없으리라고 본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한손이 묶여진 상태로 국정을 이끌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단히 조심스럽게 단계적으로 국정을 이끌어 나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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