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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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레이스 방법에 문제 있다

2000-11-0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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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각

▶ (토머스 패터슨 하버드대 교수·뉴욕타임스)

이 방법밖에 대통령 선출방법이 없는가. 많은 미국인들의 생각은 다르다.

하버드대학이 99년 실시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대다수 미국인은 ‘대선 레이스가 너무 일찍 시작되고 또 너무 길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 레이스기간중 실시된 정기 조사결과들도 마찬가지로 현재의 대선 레이스 방식이 어딘가 잘못됐다는 유권자들의 생각은 변함이 없다.

우선 긴 캠페인 기간은 주요 후보들에 대한 유권자들의 이해나 이들이 내건 이슈파악에 별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올 대선 레이스의 경우 3월초 수퍼 튜즈데이(여러 주에서 동시에 예선이 치뤄진 날)에서 전당대회가 치뤄진 8월에 이르는 4개월여의 기간중 중간 시점인 5월말 현재까지도 유권자들은 조지 W 부시나, 앨 고어가 내건 정책에 대해 대부분 모르고 있었다.


여름철 들어서는 대선 캠페인은 전혀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자 대선 캠페인이 다시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또 74%의 유권자는 전당대회가 언제 열리는지 조차 몰랐다. 공화, 민주 양 당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대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관심은 림픽경기 개막과 함께 다시 낮아졌고 10월 대선후보 TV토론 때에서나 관심이 다시 높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 조사 결과 밝혀진 흥미 있는 사실은 캠페인 이슈에 대한 공중의 이해도다. 뉴딜이나 냉전등 이슈 파악이 비교적 단순했던 시절과는 달리 유권자 대다수가 이슈 파악에 상당한 혼란감을 보이고 있다. 상당수가 민주당이 내건 이슈와 공화당 내건 이슈에 대해 혼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언론의 대선 레이스 취재방식 역시 유권자들의 대선 레이스 과정 이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다수 언론이 대선 후보에 대한 부정적 뉴스를 긍정적 뉴스보다 크게 다르고 너무 지엽말단적 문제에만 매달려 유권자들에게 혼란감을 주고 있는 것이다.

요약하면 문제는 이번 대선 레이스기간 내내 정기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60%의 응답자가 한결같이 동의한 부문에서 극명히 드러나고 있다. 즉 "미국의 정치는 전체적으로 심히 혐오스럽다"는 항목에 대다수 유권자가 동의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 지도자들이 이점에 유념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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