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또 상품권 말썽

2000-11-0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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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영복

도서 4일장이란 신문광고를 보고 늘 그러했던 것처럼 깨알같은 내용을 하나하나 살펴가면서 내가 필요로 하는 책의 목록을 적어 인편에 수고를 부탁했다.

그런데 그중 2권만 사고 나머지는 월요일에 오면 세일가격으로 해주겠다기에 상품권을 구입해 온 것을 전달받고 약속한 날 서점에 들렀다. 그러나 아직 책이 도착하지 않았다기에 기왕 온 김에 다른 책들을 골라서 상품권을 내자 이들은 그 상품권을 발행한 적이 없다고 잡아떼는 것이 아닌가. 너무도 어이가 없어 “분명 이 집에서 발행한 것인데 무슨 말을 하는 거냐. 그럼 사인은 누구 거냐”고 했더니 사인은 자기 것이 맞지만 세일기간엔 이런 상품권을 팔지 않는다면서 흡사 어디서 훔쳐온 물건, 즉 장물아비 취급을 했다.

언제, 누구로부터, 누가 구입했느냐면서 죄인을 취조하는 경찰관 같은 그들의 태도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거기다 구입한 날짜를 대보라느니, 구입한 사람의 전화번호를 대라느니 심지어는 왜 미리 상품권을 갖고 왔다는 말을 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고객의 돈을 받아 놓기 위해 월요일에 오게 해놓고 먼길 헛걸음친 손님에게 약속 이행 못한 것에 대한 사과는커녕 상품권 소지한 사람을 범죄자 취급하다니, 이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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