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누구를 뽑을 것인가

2000-11-0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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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각

▶ (워싱턴포스트 사설)

선거 캠페인 초기에는 조지 W. 부시 주지사도 외교정책에 밝은 것처럼 보였다. 그는 자신을 공화당내 내부지향적 진영과 차별화 시켰으며 대통령에 당선되면 군사력을 강화시키는 한편 주요 우방국들에 대한 관심을 증대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거 막판에 도달한 지금의 부시는 그때의 모습과는 달라 보인다. 시간이 경과하면서 그의 약속들은 퇴색됐고 앨 고어가 보다 확실한 국제통으로 보이고 있다.

부시의 군사력 강화에 대한 강조는 말뿐이고 상당부분이 과장돼 있다. 그가 내놓은 국방예산 증가규모는 고어보다 적은 것은 물론 부시 자신의 표현을 빌리자면 필요한 것도 제대로 커버하지 못할 정도다. 부시는 캠페인 초기에 클린턴 행정부가 중국의 독재정권과의 관계를 위해 전통맹방 일본을 경시하고 있다고 호되게 비판했다. 그러나 최근 부시의 외교담당 수석보좌관은 코소보에 파견 NATO군에 배속된 미군의 철수를 주장하고 나서는 모순을 보였다. 이는 미국의 중요한 우방인 유럽을 경시하자는 이야기가 아닌가. 미국이 NATO에서 발을 뺀다면 NATO내 유럽 국가들의 결속이 약해질 것이 분명하다.

부시가 제안한 외교공약은 그의 부족한 지식과 경험을 채워 주기에는 역부족이다. 고어가 러시아 지도자들과 접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는 점에서 부시는 러시아의 낡은 핵무기가 주는 위협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또 ‘우선지역’에서 아프리카를 제외하고 있는 것을 볼 때 르완다의 인종말살 전쟁이나 AIDS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 것 같아 보인다.

해외에서의 미국 국익을 지킨다는 측면에서 볼 때 고어가 훨씬 전망 있는 대통령 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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