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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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주 주택위기 강건너 불 아니다

2000-09-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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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ice of America

▶ <잰 브라이덴박, 피터 드라이어-LA 타임스 기고>

캘리포니아주 근로가정은 렌트를 낼 능력이 없다. 최저임금 근로자가 제대로 된 아파트를 얻을 수 있는 곳은 이 나라 어디에도 없지만 특히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부부의 월급을 합해도 아파트를 구하기 어렵다.

이같은 위기상황은 소득격차의 확대와 주택 건설의 부족에서 빚어지고 있다. LA의 경우 그저 그런 2베드룸 아파트 렌트가 1년새 10%가 올라 900달러에 달하고 있다. 이 렌트를 소득의 30% 한도에서 부담할 수 있으려면 시간당 17달러를 벌어야 한다. 그러나 가주 최저임금은 시간당 5달러75센트에 불과하다. LA의 최저임금 근로자는 잠도 안 자고 주 120시간을 일해야 아파트 렌트를 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부부가 풀타임으로 일해도 주 7일 연중무휴로 일해야만 감당할 수 있다.

이같은 사정은 가주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오렌지카운티는 시간당 19달러, 샌디에고는 16달러, 샌프란시스코는 39달러를 벌어야 아파트를 얻을 수 있다. 장거리 출퇴근을 감수하며 인랜드 지역을 찾으면 값싼 아파트를 구할 수 있었던 것도 옛말이 됐다. 리버사이드는 13달러33센트, 샌버나디노도 13달러94센트를 벌어야 렌트 부담 능력을 갖는다.


저소득 근로자들은 수입의 절반 이상을 렌트로 내면서도 슬럼 아파트에서 살아야 한다. LA카운티의 경우 전체 아파트의 9분의1에 해당하는 15만유닛이 열악한 환경의 슬럼 아파트다. 많은 식구가 비좁은 아파트에 살게 됐고 렌트를 위해 식품·의료·양육비를 희생해야 한다.

로저 마호니 추기경은 적절한 주거환경은 ‘인간의 존엄성 유지’를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말했다. 주거 위기는 비즈니스상으로도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기거할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많은 돈을 지출하는 사람들이 다른 물품, 서비스 구입에 쓸 돈이 충분할 리 없다. 주거 부족은 또 비즈니스가 필요로 하는 적절한 노동력을 구하는 일도 어렵게 만든다.

저임금과 고렌트는 사람들로 하여금 주택 구입을 위한 다운페이먼트 저축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그래서 LA 주민 주택보유율은 전국 평균 67%에 훨씬 미달하는 39%에 그치고 있다.

그 과실이 골고루 분배되지 않고 있지만 경제호황은 렌트와 주택 가격을 올라가게 만들었다. 경제붐은 저임금 일자리는 많이 만들었지만 그들이 살 주거시설은 만들어주지는 않았다. 남가주에서만 75만명의 근로자가 최저임금을 받고 있고 그보다 조금 더 받는 정도의 저소득 근로자도 수백만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LA카운티 인구는 16만9,000명이 늘었지만 신축 아파트는 6,525개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공백률은 사상 최저이고 렌트는 더욱 올라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명백하다. 근로가족의 소득을 높여 주고 주택 건설을 늘려야 한다. 소득을 높이는 일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주산업복지위원회는 현재 최저임금을 2년간에 걸쳐 1달러 인상하는 계획을 추진 중에 있다. 물론 최저임금 인상으로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는 없지만 긍정적인 진전을 가져올 수는 있을 것이다.

주택부족은 연방정부와 주정부에 주거보조 예산의 할당을 촉구하고 각종 인센티브를 통해 주택난 해결에 성공한 다른 대도시들의 예를 배워나감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 주택위기는 캘리포니아주 수백만 가정의 복지와 사회 기조 그리고 경제의 번영을 위협하고 있다. 소득과 주거비 사이의 격차를 줄이는 방법을 깨우쳐야 한다. 그리고 정치권으로 하여금 그를 실천하도록 압력을 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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