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사회, MTA대책 필요하다

2000-09-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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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메트로폴리탄 교통국(MTA) 운전자노조 파업으로 LA지역 버스 및 지하철·전철의 운행이 중단된지 1주일째다. MTA 경영진과 노조 양측은 그동안 사태해결을 위한 회동을 수차례 가졌지만 타협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채 팽팽히 맞서고 있어 서민들의 묶인 발이 조기에 풀릴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21일에는 정비사노조, 사무원노조등 MTA산하 다른 노조들까지 시위에 합류하고 일부 정치인들과 시민단체들도 노조측 입장에 동조를 하고 나섰다. 그러나 MTA 경영진은 "누적된 적자해소를 위해 양보가 불가능하다"는 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인들 가운데도 노인층과 학생, 다운타운 근무자등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이 적지 않기 때문에 이번 MTA파업은 한인커뮤니티에도 상당한 파장을 미치고 있다. 또 한인비즈니스들도 파업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버스 이용자가 많은 히스패닉을 주고객으로 삼고있는 업소들은 파업 이후 매상이 최고 50%선까지 줄어 들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LA지역 최대의 히스패닉 상권인 헌팅턴팍과 LA다운타운 소재 의류소매업소들이다.

다운타운 한인 봉제업주들은 버스운행중단 이후 차가 없는 종업원을 위해 밴을 동원, 출퇴근을 도와주고 있으나 손길이 미치지 못한 종업원들의 결근으로 인해 작업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인타운내 노인층 고객이 많은 약국, 병원 등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다. 약국은 매상이 절반 이상 떨어졌다고 울상이고 타운내 병원들도 노인층 환자들의 예약 취소로 진료스케줄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한다.


한편 히스패닉등 타커뮤니티 단체들은 버스,전철운행 중단으로 발이 묶인 주민들을 위해 카풀알선과 임시버스 운행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나 한인커뮤니티에서는 아직까지 그같은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다. 시민단체들이 주도한 MTA파업 조기종식을 위한 기자회견에는 한인단체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러나 그같은 행사참여보다 시급한 것은 발이 묶인 노약자나 저소득층 한인들을 위한 대책마련이다.

버스,전철 운행중단으로 병원, 마켓에 가기 힘든 노인들을 위해 커뮤니티에서 순회 버스라도 마련해야 한다. 버스편으로 통학·출퇴근을 하다가 어려움을 겪고있는 유학생, 저소득층 한인들에게도 이번 파업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카풀 알선이나 차편을 지원 해주는 문제를 강구해야 한다. 커뮤니티 단체들이 뜻을 모으고 교인용 밴을 소유하고 있는 한인교회들의 지원을 얻는다면 어려울 것이 없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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