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갱범죄 더 이상 방치 할 수 없다

2000-09-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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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갱총격과 폭력범죄로 한인 사회가 패닉상태를 맞고 있다. 주택가에서 심야에 갱총격이 벌어졌다. 타운내 유흥가 한복판에서는 갱들의 납치극이 발생했다. 주택에 침입, 주인이 들어오기를 기다리던 무장강도와 집주인간에 총격전이 벌어졌다. 지난 13일에서 18일 한 주도 안되는 기간동안 LA한인 사회 곳곳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더 충격적인 것은 대부분 사건이 한인이 한인을 타겟으로 한 범죄이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않고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형적 중산층 주거지인 플러튼에서 한밤중 일어난 한인 청소년들이 포함된 10대 아시안갱 총격이 바로 그 예로 갱 총격에는 별도의 안전지대가 없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

패턴에 있어서도 폭력이 폭력을 낳는 갱들간의 보복의 형태에, 또 그 수법이 날로 흉포하고 대담해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충격적이다. 플러튼 10대 갱총격사건이 발생한 같은 날 LA 한인타운 유흥가 한가운데서 벌어진 30대 한인 갱납치극의 가해자중 2명은 지난 6월 발생한 이호윤씨 피살사건시 이씨와 함께 총격을 당했던 피해자들로 밝혀졌다. 또 주택침입 한인 강도들은 집주인을 기다리며 라면까지 끓여먹는 대담성을 보였다.


이 사건들은 그러나 ‘빙산의 일각’밖에 안된다는 데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 해주고 있다. 일선 한인경찰관들에 따르면 LA 일원에서 암약중인 한인 갱들은 10대에서 30대의 연령에 그 숫자는 500여명으로 파악된다. 이들의 주 활동무대는 유흥업소로 한인 타운에서는 갱들간의 각종 폭력사건이, 외곽지역에서는 주택침입 강도 사건등이 끊이지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갱범죄 만연은 예상되어 온 사태다. LA 전 지역에서 리커 라이센스가 가장 많이 발급된 곳이 한인 타운이다. 그런데도 새로 생겼다 하면 유흥업소다. 이같은 유흥업소 포화상태는 청소년 탈선, 마약등 문제를 불러오고 이와 함께 한인 타운이 점차 갱들의 온상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사태는 고질증세인 신고 기피증세로 더 악화되고 있다. 한인 업주들은 갱들의 범죄를 보고도 못본채 하고 잡혀도 신고가 없어 풀려나기 일 쑤다. 그 결과 갱간의 보복등 폭력의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갱범죄등 폭력범죄 근절에는 따로 묘책이 없다. 무분별한 유흥업소의 난립을 막고 신고정신을 확립하는 것이다. 위험수위에 이른 갱범죄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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