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로버트 김 사건의 진상

2000-09-2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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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론 마당

▶ 손영구<뉴욕>

안데스 산맥의 이쪽에서 정의가 저쪽에서는 불의가 된다. 유명한 파스칼의 말이다.

인간이 만든 정의와 불의의 기준, 죄와 무죄와의 기준은 나라마다 지역마다 민족마다 다르다는 뜻이다. 그래서 1심에서 유죄가 2심에서는 무죄 3심에서는 석방 등으로 오락가락 한다.

그러면 정의와 공의의 잣대, 표준은 무엇인가? 한국이나 서양에서는 남편이 한 여인 이상 얻어 살면 간음, 간통죄이나 모슬렘 지역에서는 헌법으로 부자는 4명을 얻어 살아도 죄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세상은 웃기는 세상이다. 한국 정치인을 두고 하는 말이 있다. “자기가 하면 민주주의요, 남이 하면 독재주의다” “자기가 정권 잡았을 때 데모하면 집단 이기주의요, 남이 정권 잡았을 때 데모하면 국민의 소리다”
로버트 김 사건이 바로 그런 사건이다. 그래서 애석하기만 한 것이다. 그는 78년부터 해군 정보국에서 대북 정보를 다루었다. 북한의 잠수함 침략 때문에 그는 고생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잠수함이 침략해오지 않았으면 그는 감옥에 갈 필요가 없었다. 그에게는 북한이 원수인 것이다. 잠수함의 침입경로, 재원 등을 우방인 한국정부에 알려준 것이 간첩죄가 된 것이다.

그래서 9년형을 선고받고 꿈과 소망을 한창 펼칠 나이에 외롭고 쓸쓸한 감방에서 썩고 있는 것이다.

진정 그를 외교적으로 정치적으로 도와주어야 할 책임은 한국정부에 있으나 적극적인 대책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애국심에서,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북한 잠수함의 경로등을 한국정부에 알려 주었건만 한국정부는 그것을 달갑지 않게 생각한 것이다.

사실 로버트 김의 애국심은 어찌보면 무공훈장을 받을 수도 있는 만큼 대단한 것이었다. 그의 공적을 높이 평가해 인권단체, 동포 단체들이 발벗고 나서서 구해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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