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올림픽에 찾아온 슬픈소식

2000-09-1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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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지 벡세이<뉴욕타임스 기고>

올림픽 때문에 차량 통행이 멈춘다. 올림픽 때문에 가게들이 문을 닫는다. 올림픽 동안 호텔들은 외부인에게 문을 열지 않는다.

하지만 올림픽이라고 모든 것이 멈추는 것은 아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 대표들과 그 가족들은 18일 아침 짙은 색 정장을 입었다. 그리고 항구나 경기장으로 달려가는 대신 교회로 향했다.

지난 토요일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서 사망한 마리아 테레사 사마란치 추모 특별예배가 세인트 패트릭 로마 가톨릭 교회에서 있었다. 그녀가 죽었을 때 그의 남편,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국제올림픽 위원회 위원장은 서둘러 스페인으로 돌아갔지만 몇시간이 떨어진 거리에 있었다.


외국땅, 시간대가 많이 다른 곳에서 업무를 보며 세계를 바삐 도는 모든 여행자들에게 그것은 악몽이다. 호텔 전화에서 빨간 불이 깜빡거리는 것. 한밤중에 걸려오는 전화. 올림픽 개막식중 한 보좌관이 사마란치에게 속삭였던 음성은 최악의 소식을 전해왔다.

사마란치 위원장은 부인이 암으로 고통받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곳에 와서 개막식을 주재해야 한다고 느꼈다. 이제 우리는 지난 주 공개석상에서 그가 왜 그렇게 슬퍼 보였는지를 알게 되었다. 그의 무거운 표정은 스캔들이나 비판 때문이 아니라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운명 때문이었다.

죽음은 올림픽 봉화가 국경 안으로 들어왔다고 휴가를 갖지 않는다. 내 동료 중의 한 사람은 98년 나가노 독감으로 병원에 누워있을 때 미국의 어머니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의사들은 그가 장례식을 위해 집으로 돌아가는 것은 물론 침대를 빠져나갈 수도 없는 상태라고 했다. 미국올림픽 위원회에서 일하던 어떤 사람도 며칠전 상을 당해서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지난주에는 나이지리아 출신 육상선수가 교외에서 훈련을 받던 중 차에 치여 숨졌다.

18일 교회는 저명 인사들로 가득했다. 사마란치 위원장은 장례식이 끝난 후 돌아올 것이라고 올림픽위원회 측은 말했다. 2세기 전 죄수들이 내렸던 유서 깊은 항구의 이 날은 아름다운 날이었다. 대표들은 정장의 양복과 드레스를 입었다. 올림픽 중간에 가족 중에 장례식이 생긴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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