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위선적인 고어의 할리웃 때리기

2000-09-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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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어는 클린턴에게 한수 배운 것 같다. 4년마다 민주당은 청교도인양 하는 게 필요하다는 것을 그는 깨달았다. 고어는 클린턴 비판자이자 가장 도덕적인 민주당원의 하나인 리버맨을 부통령 후보로 선택한데 이어 이제는 할리웃 타도의 기수를 자처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13년전 아내 티퍼가 똑같은 일을 하려 하자 리버럴 성향의 헌금자가 줄어들 것을 우려해 이를 중단시켰었다.

고어의 이같은 변신은 놀랄 일은 아니다. 민주당은 4년마다 자신의 도덕적 결함을 감추기 위해 청교도인 척 한다. 클린턴은 96년 선거에서 학부모들이 자녀의 성인용 TV시청을 막을 수 있도록 TV에 V칩을 장착하는 것과 교복 착용 의무화 등을 들고 나왔다.

고어의 여론조사 책임자인 그린버그는 최근 한 기고문에서 유권자들이 도덕적 가치에 관한 한 공화당을 훨씬 신뢰하고 있다며 교회에 가지 않는 백인들은 민주당을 2대1로 지지하지만 이보다 더 숫자가 많은 기독교 신자들은 같은 비율로 공화당을 지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어의 변신은 이같은 유권자들의 비위를 맞추기 위한 것이지만 과연 이것이 성공할지는 두고 봐야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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