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원유증산 대폭 이뤄져야

2000-09-1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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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ice of America

올 들어 3번째로 OPEC 오일 카르텔이 석유증산에 합의했다. 그러나 이번에 합의한 1일 80만배럴의 증산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석유시장을 안정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 같다.

원유가격은 현재 배럴당 35달러를 오르내리고 있고 미국내 개솔린 가격은 사상 최고수준에 도달해 있으며 서유럽에서는 에너지 가격의 앙등과 품귀사태를 놓고 거센 항의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원유가격은 1990년 걸프전 이후 최고에 달하고 있으나 최악의 사태는 아직 미치지 않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올 겨울 한파가 몰아닥칠 경우 원유가격이 배럴당 4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3월 산유국들은 국제 원유가격을 배럴당 22~28달러에서 유지하는 계획에 합의했으나 그같은 계획이 무너진 것은 분명하다.


현재 즉각적인 원유 증산이 시급하지만 그럴 만한 능력이 있는 나라는 사우디 아라비아뿐이다. 사우디는 1일 100만배럴을 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사우디는 세계적인 경기 침체를 야기하지 않을 수준의 유가를 유지하는 것이 산유국들에게 장기적인 이익이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다른 산유국 가운데는 미래의 안정보다 목전의 이익에 더 관심이 많은 나라들이 많다. 그래서 사우디도 OPEC의 결속력을 해치는 결과를 우려한 나머지 독자적인 증산을 꺼리고 있는 것이다.

석유 소비국들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는 사실은 다시 강조할 필요가 없다. 미국에서는 80년대 이후 자동차의 개스 효율에 대한 강조를 소홀히 하고 있어 특히 연료 소비가 많은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이 널리 보급된 것은 우려할 일이다.

원유가격은 그래도 90년대 걸프전 때보다는 낮은 상태다. 그러나 이같은 고유가가 계속될 경우 최근 수년간의 경제적 호황을 통해 얻은 바가 무너져 내리리라는 것은 분명하다. 아시아의 개발도상 국가들이 특히 취약할 것이다. OPEC가 실패로 돌아간 3월 합의를 버리고 가격을 안정시킬만한 수준의 증산을 해야만 위기를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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