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로컬이슈는 중요하지 않다(?)

2000-09-1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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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ice of America

공화당 부통령후보 딕 체니의 투표기록을 살펴보면 유권자들의 선거에 대한 무관심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 지난96년 대통령 선거때 투표를 한 사람은 전체 유권자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로컬선거의 경우는 투표율이 그이하로 곤두박질치는 것이 상례며 체니도 텍사스에서 살면서 로컬선거에는 거의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로컬선거를 외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미합중국의 부통령에 입후보한 정치인이라면 로컬선거라고 해서 무시해서는 안될 것이다.

댈러스모닝뉴스가 보도한바에 따르면 체니는 부통령후보로 나서기전까지 5년동안 대형에너지회사인 홀리버튼사 사장으로 일하면서 텍사스주 댈러스카운티에 유권자 등록을 하고 있었는데 그기간 열렸던 16번의 선거중 14번을 불참했으며 더욱이 올3월의 대통령선거 예선에도 투표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체니는 자신이 자주 해외출장을 다녀야 했던 관계로 투표를 할수 없었다고 변명하고 있으나 그같은 경우를 위해 부재자투표가 마련돼 있다.

체니는 또 2차례의 총선에는 참여하기는 했지만 교육위원 선출과 교육채권발행안등에는 기표를 하지 않았다. 이에대해 체니는 자신이 ‘로컬 이슈’에 대해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변명하고 있다. 대다수 유권자들에게 있어서 교육문제는 주된 관심사라는 사실을 체니는 모르고 있는 것일까?


물론 체니만이 투표에 불참한 정치인은 아니다. 지난98년 캘리포니아 주지사선거전에 나섰던 민주당의 사업가 앨 체치도 주지사선거에서 투표한적이 없다는 사실을 시인한바 있다. 역시 잦은 출장을 변명으로 삼았던 체치는 예선에서 떨어졌다.

체니의 투표기록보다 더 문제가되는 것은 자신이 투표에 불참했던 선거의 대부분이 ‘로컬이슈’에 불과하다는 체니의 주장이다. 캠페인에 나선 대통령후보들이 마치 주지사나 교육위원 선거에 나선 후보들처럼 로컬문제,교육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쏟고있는 마당에 체니는 유권자들이 자신처럼 ‘로컬이슈’쯤 무시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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