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증은 대가가 큰 병
2000-09-12 (화)
▶ 이 해왕<선교사, 한인중독증회복 선교센터>
중독증은 그 증상보다는 중독적 성격형성이 선행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해지고 싶은 욕구를 지니고 있다. 행복했던가 하면 어느새 행복은 사라져 버린다. 우리들은 행복감이 없어질 때 슬픔에 빠지게 된다. 마치 매년 사계절이 순환되는 것과 같이 인간의 행복과 슬픔도 자연적인 주기에 속하며 인간의 힘으로는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이러한 자연적 주기들을 중독적 성향이 있는 사람들은 항상 행복해지려고 연속적인 통제시도를 하는 데서 중독증은 온다고 볼 수 있다.
중독자들은 알콜이나 마약과 같은 물질 사용 또는 도박이나 섹스와 같은 행위를 통해서 황홀감과 같은 감정변화를 일으킨다. 이러한 감정변화를 계속 추구하다 보면 1단계의 내적 변화, 2단계의 생활형태 변화를 거쳐 3단계의 삶이 망가지는 과정을 거치며 중독적 성격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
중독과정에 들어서면 중독행위를 평생 동안 하거나 또는 다른 사람들의 도움으로 의식적으로 다른 삶을 선택할 때까지 계속된다. 환자가 새로운 삶을 추구하는 선택을 "회복"이라고 한다. 회복과정이 시작되면서 중독자는 자신들의 고통이 중독행위 욕구를 불러 일으켜서 중독행위를 하게 했고 그 행위 결과로 다시 고통을 받아 또다시 중독행위 욕구를 부추기는 연속적인 중독행위가 반복되어 왔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고통 받는 중독자들은 그들이 충동적 중독행위를 멀리하는데 도움을 주는 내적 힘을 지니고 있다. 이를 연결 추진력이라고 하며 외부 세계와 끊임없이 연결을 추구한다. 인간은 자신이 창조주나 다른 사람들과 거리가 멀어졌다고 생각될 때 죄의식이나 불안감을 보이게 되며 위대한 힘이나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도모한다. 보통 사람들은 자신의 위력, 쾌락 및 의미 있는 삶을 다시 내적으로 상호 연결하며 살아가는 반면에 중독적인 사람들은 자신의 위력과 쾌락에만 중심을 두는 삶을 영위하게 되며 인간답게 사는 의미 있는 삶을 점차로 하지 못하게 된다.
회복은 중독자의 위력 또는 쾌락에만 의존하는 삶을 의미 있는 삶으로 연결되도록 끌어올리게 하는 작업이다. 종종 환자는 쾌락을 통해서 고통을 회피하려고만 하지 자신의 중독증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를 저항의식이라고 한다. 저항감은 중독자가 위력과 쾌락에만 머물게 하고 의미 있는 삶으로 연결하지 못하게 방해한다. 12단계 회복방법은 이 저항의식을 극복하고 의미 있는 삶으로 연결시켜주는 회복 프로그램이다.
중독증은 어떤 병보다도 많은 비용과 대가를 치르는 병이다. 중독자와 그 가족들의 중독증과 그 회복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물론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예나 지금이나 중독증 회복은 전문가보다는 주로 중독자와 그 가족들의 용기와 노력으로 이루어져 왔다. 사회와 이웃은 이들의 고통을 포용하고 회복하려는 그들의 의지에 희망과 용기를 주어야 한다. 그들이 그렇게 된 데는 사회에도 일부 책임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