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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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진정으로 한반도 평화 원하나

2000-09-0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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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ice of America

지난 6월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될 기미를 보이기 시작한 이후 미국은 오직 흠집내기로만 일관하는 반응을 보여왔다. 미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서는 가능한 모든 외교 노력을 경주해 왔다. 그러나 남북한간의 화해에는 미온적 조치를 취해 왔다.

미국은 아직도 한국에 3만7,000여 전투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 주한 미군에 대한 한국인들의 감정은 극히 악화돼 미군병사들이 외출시 폭행을 당할 것을 우려, 8군 사령부는 반드시 2인 이상 함께 동행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북한은 미국이 한국과 일본에 미군기지를 유지하고 또 국가 미사일방어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있어 아주 적절한 구실을 제공할 수 있는 안성맞춤격인 존재다. 크리스토퍼 콕스 연방하원의원(공화)은 공화당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북한과의 화해정책은 종말을 맞을 것이라고 말해 왔다. 이는 동아시아에서 냉전체제를 유지함으로써 국방부와 방위산업계의 거대한 이익을 보존하겠다는 의도로 들린다.

지난 5일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담 참석차 아메리칸 에어라인 항공기를 타려던 북한 사절단이 심한 몸수색을 당했다. 북한 대표단측에 따르면 미국측 항공보안 요원이 대표단의 짐을 일일이 뒤지고 또 대표단들의 신체의 민감한 부문까지 뒤지는 수색을 했다는 것이다. 미국측 보안요원들이 북한의 국가원수인 김영남 최고 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예외를 두지 않고 이같은 수색을 하려고 하자 김 위원장은 이를 거부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미국의 보안요원들이 북한 대표단의 항공 예약을 취소, 북한 대표단도 유엔 정상회담 참석을 포기하고 북한으로 돌아갔다고 북한 대표단들은 밝히고 있다.


미국은 북한이 테러 수출국인 ‘깡패국가’로 분류된 8개국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철저한 보안검색이 이루어졌다고 뒤늦게 설명을 했다. 북한은 유엔 회원국이고 북한 대표단은 클린턴 대통령의 초청장은 물론이고 미입국 비자까지 받았다. 김영남 위원장은 김대중 한국 대통령과 뉴욕에서 만나기로 돼 있었다.

북한측은 이번 공항 사건은 남북한 지도자 회담을 좌절시키려는 의도에서 저질러진 고의적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의 보수 영자지인 코리아타임스조차 공항 사건은 단순한 실수에서 빚어진 사건이라는 미국측 해명을 반박, 워싱턴이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클린턴 행정부의 해명은 종잡을 수 없다. 백악관은 미국의 보안검색 절차에 대해 생소한 데서 빚어진 사건이라고 논평했다. 국무부는 이번 사건은 미국 정부내 어떤 당국자의 사주를 받거나 혹은 사전에 알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미국이나 유엔의 신임을 받은 외교관들은 이같은 보안검색 면책특권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 대표단은 이같은 면책특권 자격을 부여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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