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내 아이도 마약에 손댈 수 있다

2000-08-0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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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과 마약

▶ 차호원<한미가정연구원장>

사춘기 10대들은 하루에도 여러 차례 왕자와 도깨비 사이를 왕래하면서 불안한 감정의 파도를 타고 있다. 때문에 가정에서 정서적으로 잘 길들여진 자녀가 아니라면 마약, 담배, 술, 갱 등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그러면 마약에 대한 예방과 대책은 무엇인가. 부모는 무엇보다도 사춘기 자녀들의 갈등의 현주소를 이해해야 한다. 특히 범람하는 마약에 노출된 사춘기 자녀들이 어떻게 마약에 현혹 당하고 있는지 부모가 관심 있게 그들의 생활을 살펴보는 것이다. 어떤 부모의 고백이다.

"우리 아이는 마약 대신에 술과 담배를 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마약에는 손을 대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런데 남들이 하도 마약! 마약! 하니까 더럭 겁이 납니다."


마약은 10대들 주변에서 사라질 기미는 고사하고 더욱 위협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미국의 경우 마약과 관련되어 거래되는 금액(1998년)은 연간 1조5000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발각된 한인이 낀 미국 최대의‘엑스터시’(MDMA) 밀반입 사건은 우리 10대들이 처해 있는 환경이요, 실상이다.

마약에 관련된 미국 연구기관의 발표 내용을 보면 학교에서 마약을 거래하는 일이 너무 쉬워 재미있다고까지 한다. 학교 화장실, 복도, 열려 있는 교실 창문을 통해서도 마약을 팔고 있다.

마약은 심지어 ‘맥도널드’와 ‘미키 마우스’ 같은 딱지가 붙여져서, 초등학교 학생들에게까지 팔리고 있다. "모두가 다 한다"라는 일반적인 변명은 위험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마약에 대한 부모의 대처 방안은 무엇인가?

첫째 자녀에 대한 의심을 부인하지 말아야 한다. 자녀가 마약을 한다는 의심이 들면, 주저하지 말고 전문가를 찾아야 한다.

둘째 마약하는 10대들의 이상한 행동을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 마약 사용 증상들을 알아두고 자녀의 학교 성적의 변동을 주시한다.

셋째 마약을 한다는 사실을 숨기지 말아야 한다. 자녀 친구들의 부모, 학교 선생님과 상담기관에 알린다.


넷째 일관성 있게 행동한다. 자녀의 귀가 시간과 용돈의 사용처를 확인하고 자녀와 세운 규칙들을 준수한다.

다섯째 자녀와의 대화 분위기를 만들어 놓는다. 부모의 화목한 모습을 먼저 보여 주면 곧 자녀와의 대화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좋은 학군이라고 마약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마약은 좋은 학군에 더 깊이 침투되어 있다. 돈과 연관이 깊기 때문이다. 내 자녀도 마약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자녀가 마약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어도 쉽게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무조건적인 사랑은 마약보다 더 강력한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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