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LA탄 앵벌이’ - 사실과 다르다

2000-08-0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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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일보를 읽고

▶ 강종민<미주한인 장애인연합회 고문>

한국일보의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는 평소 유익하고 재미있는 내용이 많기 때문에 가장 즐겨읽는 면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지난 7월20일자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란의 장애인 관련 내용을 읽어보니 사실과 전혀 다른 글이 실려 있기에 참고가 되기를 바라며 몇 가지 지적을 하고자 한다.

첫째, 장애인들의 평화적인 시위를 소동이라고 표현하였는데 미국은 민주주의가 꽃을 핀 나라이고 민주주의 기본이 표현의 자유라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시위라는 ‘표현의 자유’를 ‘소동’이라 칭한 것이다.

둘째, 업주가 경찰을 부르겠다고 맞서자 장애인들이 자리를 떴다는 내용은 장애인들이 마치 죄가 많아서 경찰을 피하여 도망쳤다는 듯하다. 그러나 사실은 경찰관이 장애인들에게 합법적으로 시위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필요할 때는 도움을 청하라며 네임 카드까지 전해준 사실을 반대로 적은 것이다.


셋째, 모금에 비협조적인 사람은 누구도 가만두지 않겠다고 업주를 위협하였다는 내용은 업주가 재미 한국여성경제인 협회의 전 회장인 이한순씨로서 현 회장인 김경숙씨와 내부분열로 인하여 장애인돕기 일일식당이 구설수에 오르게 되자 미주한인 장애인 연합회측에서는 김경숙 현회장에게 일일식당 개최 취소를 요청한 뒤 돈 보다는 장애인들의 자존심 회복과 권리를 찾기 위한 시위라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사실과 다른 글을 쓴 것이다.

넷째, 장애인들이 식당에서 밥을 먹고 협박을 한 후 밥값도 내지 않은 채 가버린 업소가 하나 둘이 아니라는 내용에서 식당의 이름을 적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이러한 내용을 적으려면 최소한 무전취식으로 경찰에 신고한 폴리스 리포트 정도는 갖고 있는지 되묻고 싶은 대표적인 모함 대목이다.

다섯째, 장애인이란 명목을 내걸고 한인사회 단체장이나 업소에 헌금을 강요하였다고 하였는데 어느 단체장인지 어느 업소인지를 밝히지 못하는 것은 역시 독자를 무시한 대목이다.

여섯째, 경찰이 온다니까 휠체어에 앉아있던 장애인이 두발로 일어나 차를 타고 가는 것이 목격됐다는 내용은 가짜 장애인이 사기를 쳤다는 뜻인데 이는 뇌성마비의 20대 여성 장애인을 데리고 나온 부모님이 약속 때문에 먼저 자리를 떠난 것을 경찰이 무서워 도망친 것처럼 표현한 것은 장애인을 모독하는 내용이다.

일곱째, 제목을 ‘LA판 앵벌이’라 하였는데 미국은 장애인들은 웰페어에 음식, 교육등 많은 혜택을 정부로부터 받고 있기 때문에 장애인들은 남들에게 동냥조차 하지 않는다. 한국의 거지들 중에는 장애인들이 많지만 미국의 거지들 가운데 장애인을 찾아보기는 거의 힘든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의 장애인은 그 옛날 상이군인이나 동냥하는 장애인들로서 재수가 없는 사람이거나 저주받은 사람으로 몰아붙이는 비인도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미국에서의 장애인은 정상인들과 똑같은 권리와 보다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다. 장애인도 정상인처럼 스스로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불편한 장애인들을 위하여 격려하여 주고 희망을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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