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명함을 맞추려다…

2000-07-2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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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편지

▶ 줄리 유

얼마전 나와 몇 사람은 서울에 본사를 두고 LA에 무역지사를 열게 됐다. 먼저 우리는 명함을 맞추기 위해 한인타운에 있는 한 인쇄소를 찾아가 약간의 계약금을 내고 명함을 맞추었다. 1주일후 초안을 보고난 후 5일 정도면 완성이 된다는 확답을 받았다. 우리는 참고하라고 맞긴 명함도 그때 꼭 돌려줄 것을 당부했다.

그런데 5일이 아니라 2주가 지나도 연락이 없어 전화를 해 보니 그때까지도 만들어 놓지 않았고 다음날 만들어 놓겠다고해서 그 다음날 찾으러 갔다. 나는 약속시간 보다 많이 늦어 일을 제대로 못했으니 조금 깍아줄 수 없느냐고 부탁했다. 그랬더니 그곳 여주인이 다짜고짜 “무슨 불평을 하느냐, 못 깍아준다”면서 소리부터 질렀다. 늦어서 미안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 깍아줄 수 없으니 이해해 달라 - 이런 것도 아니고 무조건 늦을 수도 있는건데 무슨 말도 안되는 불평을 하느냐는데 나는 도무지 그 여주인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깍아줄거면 팔지 않을테니 당장 나가라기에 나는 내가 맞긴 명함과 계약할 때 낸 돈을 돌려달라 하니 돈은 돌려줄 수 없고 명함은 버려서 없다고 했다. 나는 너무 기가막혀 그 여주인과 다투게 됐고 그로 부터 험악한 욕설까지 듣게 됐다. 그리고 고소를 해도 두렵지 않으니 마음대로 하라면서 그들 부부는 나를 가게 밖으로 쫓아냈다.

그후 그들로 부터 사과의 말 한마디나 명함 그리고 돈 그 어느 것도 되찾지 못했다. 나는 그들이 미국에 살면서 아직까지 지극히 한국적 사고방식으로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것을 무척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곳은 미국 법에 따라 다인종이 더불어 사는 곳이다. 장사하는 사람으로서 어떻게 손님을 그런 식으로 대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간다. 그 사람들도 언제나 주인일 수만은 없다. 어느 곳에서든 손님이 될 수 있다. 손님으로서 당연한 권리주장이나 불평을 했을 때 묵살 당하고 무시 당한다면 과연 그들은 어떻게 할까. 제발 나같은 피해 손님이 더이상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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